부추연 > 자유게시판 > [하야] 盧대통령, 깍듯한 DJ챙기기

[경향신문 2004-12-11 09:48]

10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4주년을 맞아 청와대 문재인 시민사회수석과 정찬용 인사수석은 동교동 사저로 김전대통령을 예방, 노무현 대통령의 인사를 전했다.

노대통령의 ‘김전대통령 챙기기’는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노대통령은 측근들과의 자유스러운 대화에서조차 단 한번도 김전대통령을 ‘DJ’라고 불러본 적이 없다고 한다.

깍듯이 “김대중대통령” 아니면 “김전대통령”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에 대해 종종 ‘YS’라고 호칭하는 것과는 큰 차이다.

한 관계자는 “엉겁결에 ‘DJ’라고 했다가 노대통령이 빤히 쳐다봐 민망했던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김전대통령에 대한 청와대 정서가 어떤지를 알 수 있는 대표적 사례다.

그런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지난해 노대통령 취임후 청와대 만찬에서 대북송금 특검의 부당성을 조목조목 지적하다 실신 직전까지 간 적이 있다.

당시엔 알려지지 않았지만, 김전대통령은 갑자기 ‘헉’ ‘헉’ 하며 말을 잇지 못하고 호흡곤란 증세를 보였다. 대통령 주치의가 달려오고 김전대통령은 휠체어에 실려 아무도 모르게 청와대를 빠져나갔다.

노대통령은 현관 앞까지 달려나와 발을 동동 구르며 어찌할 줄 몰랐다고 한다. 명분이야 어떻든 노대통령은 아직도 대북송금 특검을 자신의 ‘원죄’로 여기고 있다.

노대통령은 현안이 있을 때마다 정부 고위관계자를 동교동에 보내 경과를 세세히 설명하고 있다.

지난달 김전대통령의 유럽순방 전에는 반기문 외교부 장관이 동교동을 방문, 1시간 동안 국제정세를 브리핑했다. 김우식 비서실장 등 청와대 고위관계자들의 비공식 브리핑도 적지 않다.

김전대통령이 이날 문수석 등을 만나 최근의 순방외교를 거론하며 “한·미관계와 남북관계에 있어 참여정부가 아주 잘하고 있다”고 평가한 것은 그만큼 현정부의 정책을 시시각각 소상히 파악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볼 수도 있다.

해외순방 중 나오는 김전대통령에 대한 찬사는 ‘립 서비스’가 아닌 ‘진심’이라는 게 주변의 얘기다.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합당설은 나중의 문제이지, 어떤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접근하는 것은 아니라고도 한다.

〈박래용기자 [email protected]〉 141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