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와의 전화인터뷰 내용
오늘 아침 8시 직전 SBS 라디오와 8분간 전화인터뷰가 있었습니다. 어제는 제가 한승조 교수를 옹호했다며 언론마다 난리를 쳤습니다. 어느 분의 전화를 받으니 지하철 FOCUS에 제 글의 요지가 아주 잘 요약돼 있었다 합니다. 오히려 잘됐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오전 SBS TV가 인터뷰를 해갔습니다. 오늘 저녁 뉴스에 방영된다 합니다. 오늘 오후 4시에 YTN 백지연 프로에 나갑니다. 오후 2시에 CBS에도 전화 인터뷰가 있습니다. 야간토론도 접수됐습니다. 그리고 국민의함성을 탈퇴한다는 전화도 여러 건 있었습니다. 광복회 인천지부에서는 홍회장과 왕 사무국장이 다 같이 시국진단을 단절하겠다는 전화를 했습니다. 용인의 최 선생님도 단절했습니다. 내용들을 읽지 않고 흥분부터 하는 사람들이 나이 든 분들에도 많습니다.
오늘 SBS라디오 방송 내용을 요약해 드립니다.
1. 한승조 교수의 글에게도 일부 잘못된 표현이 있다. 세 가지로 축약된다. 일제강점이 축복이라는 표현이 잘못됐다. 위안부 문제는 불필요한 것이었다. 매체가 일본 매체라는 것이 잘못돼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증조 교수의 글에는 우리가 참고해야 할 부분이 많다. 제목 자체가 “한일관계의 인식전환에 대하여”라는 건설적인 것이고, 주 내용이 현재 한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과거진상 규명 방향이 잘못돼 있다는 것을 지적한 내용이고, 또한 일본에 적개심을 갖기보다는 당시 우리의 잘못을 먼저 규명하여 교훈을 이끌어 내야 한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2. 문명권의 언론이라면 한교수님을 심야토론 등에 초청하여 토론의 기회를 주는 것이 마땅했다. 그러나 언론들은 마치 하이에나 떼처럼 75세의 지식인 교수를 마녀사냥이나 인민재판식으로 매도하고 공격했다. 75년간 쌓아온 그의 인격이 단숨에 시궁창에 짓밟히고 그의 가족들은 아마도 이웃에 얼굴을 들 수 없게 됐을 것이다. 이는 언론의 폭력이며 테러행위다.
3. 위의 몇 가지 실수를 제외한다면 한승조 교수의 글은 대체적으로 건전한 것이다. 그런데도 언론이 무자비하게 인민재판을 하는 것은 문명인의 도리에 어긋난다. 그래서 나는 “한승조 교수에[게 돌 던지지 말라”는 글을 썼다. “돌 던지지 말라”는 말과 “옹호했다”는 말은 다르다. 역사적 사실에 대해 시각이 다르다고 해서 언론이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뜻이다.
4. 나는 내 글의 서두에 "일본의 강점은 민족의 비극이었다.”고 전제한 후, 한승조 교수의 표현에 일부 잘못이 있다 해도 전체적인 내용은 유익한 시각이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내가 쓴 글을 보아라. 나는 오늘날과 같은 모략-모함하는 행위부터 반성해야 하며 일본은 분명 나쁜 짓을 했지만 그 대부분의 잘못은 우리가 못난 짓을 했기 때문이다. 세계열강이 과학을 도입하여 부국강병을 추진했고, 일본 역시 명치유신을 통해 선진국에 문화를 개방하고 과학입국과 부국강병의 길을 걸어온 반면 한국 조정만은 좁은 궁 안에 모여 서로가 서로를 모함하는 일에 몰두했다. 당시 중국도 먹히고 인도도 먹히고 아시아에서 먹히지 않은 나라가 없었다. 이런 시국에 이들 국가보다 더 못난 짓을 하고 있던 조선국이 타국에 점령당하지 않는다는 것은 기적 그 자체였다. 어차피 누군가에 먹히게 돼 있었다. 한승조 교수는 어차피 먹힐 운명에 있었다면 러시아에 먹히는 것보다는 다행이 아니냐는 취지로 글을 썼다. 나 역시 그런 생각을 했다.
5. 누구에게 먹히는 게 더 좋았느냐를 이제 와서 따지는 건 무의미하다. 우리가 역사를 분석하는 목적이 어디에 있는가가 중요한 것이다. 분석 목적은 교훈과 지혜를 이끌어 내는 데 있다. 상대방을 비판하는 데서는 교훈과 지혜가 나올 수 없다. 지금과 같은 과거사 규명식은 누구를 매장시킬 것인가에 집중돼 있다. 방정희의 예를 들어 보자. 나는 박정희를 5,000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지도자였다고 본다. 그는 일본으로부터 교훈을 얻어 일본을 이기려 했다. 그것이 유신이었다. 한국의 유신은 문호개방과 과학입국과 부국강병이었다. 이는 명치유신과 상통한다. 이에 대해 찬반이 있을 것이다.
이런 마당에 박대통령을 친일파로 매도하면 국론이 분열된다. 그래서 국민에너지의 낭비인 것이다. 한승조 교수는 이런 과거사 규명이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모든 글에 모두가 동의할 수는 없다. 그러나 옳은 것과 옳지 못한 것을 가려서 송화해야 하는 게 문명인의 자세다. 그러나 지금의 언론은 6.25 때의 인민재판을 하는 것처럼 무분별했고, 잔인했다. 한교수를 인격살인하고 그 가족을 생매장 시켜서 얻은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라.
나는 언론이 본질을 왜곡하여 한교수를 매장시키지 말라는 뜻에서 “돌을 던지지 말라”고 경고한 것이다. 조선일보나 동아일보 등에도 실망했다. 오마이뉴스의 기사를 그대로 받아쓰는 것에 실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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