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는 지하철에서 부동산에 대하여 잘 아는 지인과 같이 자리를 하였다.
각종 재테크나 경제전망 얘기를 하던 중, 그가 느닷없이 현대자동차 제네시스의 관해서 말을 꺼냈다.
그의 주장은 현대자동차 제네시스의 미국 판매가격이 한국 내수가격보다 터무니없이 싸다는 것이었다.
이는 미국 내 시장확보를 위한 위험부담을 고스란히 국내 소비자에게 전가한 아주 부당한 처사라고 하였다.
나는 이런 재태크 전문가가 이 정도 밖에 생각 못할까 하다가,
어쩌면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차근히 설명해주었다.
“자넨, 집을 사고팔 때 무엇을 기준으로 결정하나?”라고 내가 물어보니
“당연히 차익 아닙니까.”라고 그가 대답하였다.
“그럼 그 차익 실현하는데 가장 방해되는 요소가 무엇인가?”라고 물었더니
“그야 양도세 같은 세금이지요.”라고 대답하였다.
“그럼 이해할 수 있겠네. 정확한 자료는 없지만 쉽게 설명하지.
가령 자동차 한대를 출고한다면, 똑같은 차라고 하더라도 두 가지로 구분되네.
먼저, 내수출하의 경우, 요즈음은 개별소비세로 바뀐 특별소비세, 그리고 교육세에다가 부가가치세가 달라붙네.
거기에다 각종 부담금이 있는지는 관계자가 아니라서 잘 모르겠네만, 단순히 세금만 합산하면 출고원가 플러스 약20% 정도 될 거네.
그런데, 수출의 경우, 이러한 세금이 전혀 없는데다가, 오히려 5~10%에 가까운 매입 부가세가 환급되네.
여기서 내수와 수출이 세금 때문에 생기는 차이와 환급까지 고려하면 내수가격이 수출가격보다 훨씬 높은 것은 이해가 될 걸세.
사실 이렇게 볼 때, 내수와 수출의 가격 차이의 주원인은 세금에 있고, 그나마 옵션이나 해외시장 셰어를 확보하기 위하여 품질에 있어서의 전략적 차별에 따른 가격 차이는 그다지 크지 않네.
국내소비자에게 리스크 부담을 전가한 행위라고 비난하는 것은 좌익적 논리일세.
실체적 핵심은 뺀 채 일부러 오해하기 쉬운 부분적 사실을 과장하는 수법 말일세.
몇 해 전엔 미국에서 팔리는 현대 베르나, 소나타 같은 것은 오히려 한국에서보다 비싸게 팔린 사실 기억도 있지 않았나 말일세.”
망을 다 듣고 나서 그가 놀란 듯 말하였다.
“그러고 보니, 오해가 벗겨지면서 참으로 무서운 생각이 드네요.
좌익들의 선동이라는 관점에서 생각해보니, 어쩐지 인터넷마다 현대자동차 제네시스의 가격 차이에 관한 비난기사가 도배질 된 게, 어째 반기업 정서를 유도하려는 미끼처럼 여겨지는 구만요“
“나도 이런 말 내뱉고 나니 새삼 상기되고 소름끼치네 그려.”
바로 이 부분이다.
제 딴에는 재테크 좀 한다며 뭐가 들어있는 사람도 이지경인데....
이 사회의 지식인조차도 자세히 따져보지 않으면 자기도 모르게 넘어가게 되는 반기업 정서에 입각한 논리 말이다.
이런 걸 실어놓은 기사는 없을까 인터넷을 여기저기 훑어봤더니 중앙일보 귀퉁이에 오늘 처음 나오는 것이었다.
이런 게 또 얼마나 많을지 모골이 송연하다.
다시 한번 말하거니와, 현대자동차 제네시스의 내수와 수출의 가격 차이의 대부분은 우리나라에서 매긴 세금이 대부분임을 알려준다.
사실 이런 글 쓰면서, 현대자동차도 자신을 해치려는 좌익에게 쥐어뜯길 1조원 기부하지 말고, 자신을 지켜주려 애쓰는 애국단체에다 그 100분지 1이라도 기부하였으면 하는 마음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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