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主敵’ 개념 국방백서 6년만에 부활 추진

국방부 “천안함 중대사태 간주”

해군 초계함 천안함 침몰이 외부 충격에 의한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국방부가 국방백서에서 삭제된 ‘북한=주적(主敵)’ 개념의 부활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나섰다.

홍규덕 국방부 국방개혁실장은 21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올해를 ‘국방개혁2020’을 변경·보완하는 해로 삼아 주적 개념의 부활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이를 포함한 다양한 국방개혁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04년 북한이 주적 개념에서 삭제된 이후 6년 만에 북한이 주적으로 재규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국방부의 다른 고위관계자도 이와 관련, “국방개혁위원회는 천안함 침몰사고 이전부터 주적 개념 부활 방안 등을 다각도로 검토해 왔다”면서 “군과 정부가 천안함 침몰사고를 국가안보상 중대사태로 규정하고 있는 만큼 주적 개념 부활을 위한 적극적인 검토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 산하 국방선진화추진위원회(위원장 이상우)도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국방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천안함 침몰사고를 계기로 국방백서의 주적 개념 부활 문제를 비롯, 전력소요 조정과 관련된 다양한 의견을 개진했다. 국방부는 이 같은 논의 결과를 토대로 천안함 침몰과 북한의 연계성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변경된 주적 개념을 올해 9~10월에 발간될 ‘2010 국방백서’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 등 여야 의원들도 천안함 침몰사태를 계기로 ‘북한=주적’ 표현의 부활을 적극 추진한다. 김옥이(한나라당) 의원은 지난 19일 국방위에서 “국방백서에서 ‘주적’ 개념이 삭제되면서 정신무장이 해제된 결과 군의 기강해이 등 심각한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국방백서에서 삭제한 주적 개념을 부활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태영 국방장관은 최근 “천안함 조사 결과가 나온 뒤 검토해야 할 사안에 다 들어 있다”면서 북한의 연계성이 드러날 경우 주적 개념을 부활할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정충신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