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통추도식 /3/ 두 여인, 한 사나이
대형 꽃다발 헌화는 하지 않았지만, 그에 값할 모습을 보여 준 두 여인과 한 사나이를 기록에 남겨 두지 않을 수 없습니다.
추도식 폐식사가 끝나자 묘소에 다가가서 분향과 국화꽃 송이 헌화가 이어졌습니다. 워낙 사람들이 많아서 열두 시경부터 순서를 기다리기 위한 행렬이 길게 늘어섰다가 한 시경에야 거의 끝나가고 있었습니다. 그 때, 50대 후반으로 보이는, 잠바 차림의 한 건장한 사나이가 제 가까이 서 있었습니다. 제가 엎드려 큰절을 두 번 올리자 그도 무릎 꿇고 허리 펴기를 저와 완전히 일치시키면서 움직였습니다.
박대통령의 음택을 등지고 발길을 돌려 내려오면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저의 친구 정병기(鄭昞基) 장군 묘소에 들러 잠깐 참배할 때도 함께 큰절을 해 주셨습니다. 의기(意氣) 상통(相通)함을 느낀 우리 둘은
星廻上天
月落大海
라는 묘비명을 등지고 앉아, 박대통령의 훌륭한 인격과 위대한 업적, 요즘 대한민국이 허물어지는 것 같아 보이지만 적화통일은 절대 불가능하다는 각종 추론, 김영삼과 김대중, 이인제와 김종필, 이명박 이야기 등등 이런 저런 이야기를 참 많이 나누었습니다만, 생략합니다.
1944년생이며, 신림동에 사는 정(鄭)씨인 그는 2002년 경찰에서 퇴직한 후부터 해마다 박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했다 합니다. 참배는 뻣뻣이 서서 묵념하는 것으로는 흡족치 않아서 늘 큰절을 올린다고 말했습니다.
내려오다가 우리의 대화에 합류한 예비역 여군(육군) 소령인 오◎◎씨와도 박대통령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도중에 또 60대의 한 여인을 만났습니다. 그녀는 박대통령 장례식이 끝난 지 4일 후인 1979년 11월 초순의 어느 날에 첫 참배를 시작하여 해마다 참배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해마다 떡과 술 한 병을 제수(祭需)로 들고 온다는 것도 말하고는 보따리를 끌러 우리들에게 떡을 권했습니다. 불교신자인 그녀의 법명(法名)은 이대원행(李大願行).
오소령의 박대통령을 찬양하는 목소리와 애국심 표현 내용도 독특했습니다.
영계(靈界)의 박대통령은 20여 년 동안 매년 떡과 술을 들고 와서 눈물을 흘리는 이대원행 여인을 특별히 기억하시고 고맙게 생각할 것입니다.
//051102물2029/www.66and99.com 운영자 전태수//
180264
작성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