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7일 오전 국회에서 17대 국회 개원 축하연설을 끝내고 나가자 기자들은 열린우리당이 박수를 몇 번 쳤느냐를 두고 의견이 엇갈렸다.
노 대통령이 축하연설을 하는 동안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연신 박수를 쳤지만, 다른 당 의원들은 박수를 치지 않았다. 이전보다 연설 중간에 박수가 많이 나와 기자들의 관심은 온통 박수가 몇 번 나왔느냐와 이에 대한 다른 당의 반응이었다.
노 대통령의 연설에 대해 열린우리당 전체 의원들이 박수를 친 것은 모두 11번이다. 노 대통령의 입장과 퇴장시 나왔던 박수까지 합하면 모두 13번이다. 그러나 기자들이 박수의 횟수에 대해 헷갈렸던 이유는 유승희 열린우리당 의원 등이 박자를 맞추지 못하고 혼자서 박수를 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자를 맞추지 못하고 박수를 친 의원은 또 있다. 그것도 한나라당 의원이다. 김영선 한나라당 의원은 노 대통령 연설 중 박수를 칠 만한 부분이 아닌데도 혼자 박수를 쳤고, 정청래 열린우리당 의원 등이 의아하다는 듯 쳐다봤다. 김영선 의원의 박수는 때를 맞추지 못했다기 보다는 고의성이 엿보였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박수를 치는 것에 대해 보내는 '조소'인 셈이다.
김영선 의원은 노 대통령 연설 말미에 옆 자리에 앉은 권오을 한나라당 의원이 한나라당에서는 유일하게 박수를 쳐주자 팔을 붙잡으며 말렸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박수를 친 것에 대해 한나라당 의원들의 분위기는 대체로 '황당하다'는 것이었다. 첫 박수가 나왔을 때 한나라당의 이방호·이규택·이해봉 의원 등은 "박수를 치네"라며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서로를 쳐다보며 웃었다. 두 번째 박수가 나오자 이규택 의원은 "참 네"라며 입맛을 다셨다. 김용갑 의원도 옆에 앉은 의원들과 귓속말을 나누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 박희태 의원은 노 대통령이 "지난 1년간 경제에 매달렸다"고 말하자, 기자석까지 들릴 정도로 크게 웃기도 했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이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할 때 대부분의 의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쳤지만,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은 자리를 지키고 앉아 불편한 심기를 내비쳐 눈길을 끌었다. 당시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은 의원은 정형근·안택수·김광원·이해봉·박계동·이종구 의원이다. 특히 박계동 의원은 노 대통령과 같은 당에 몸담은 경력을 가지고 있었고, 이종구 의원은 초선 당선자여서 더욱 이목이 집중됐다.
노 대통령이 퇴장할 때도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 의원들은 대부분 자리에서 일어서 박수를 쳤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절반 가량의 의원이 자리에서 일어서지 않아, 노 대통령의 연설 내용에 대한 불만을 간접적으로 피력했다. 그러나 박근혜 대표와 김덕룡 원내대표, 남경필 원내수석부대표는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노 대통령의 퇴장을 지켜봤다. / 최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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