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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단무지' 만두·호빵속으로
11개 업체에 3440T 23억어치 납품 6명 적발

쓰레기로 버려질 단무지 자투리와 썩은 무가 만두와 야채 호빵에 대량 사용됐다. 경찰은 대형 할인점 등 시중에 유통되는 즉석·냉동 만두와 외부에서 만두소를 공급받는 만두점 제품 중 상당량이 이런 ‘쓰레기 무’를 재료로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만두소 중 무 재료 부문에서 이번에 적발된 업체가 차지하는 점유율은 국내 전체 시장의 80% 이상”이라고 말했다.
‘쓰레기 무’를 만든 업자들이 99년 11월 이후 공급한 양은 모두 3440t, 액수로 22억8900여만원어치. 경찰은 “쓰레기 무를 사용한 업체 중에는 국내 유명 제빵업체 2곳과 만두업계 10위권 내 4개 업체가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경기도 파주시에서 식재료 납품업체 ‘으뜸식품’을 운영하는 이모(61)씨는 지난 4년 반 동안 단무지 제조업체에서 쓰고 버린 자투리나 썩은 무 등을 공짜로 받아 만두소 재료로 공급했다. 보통 11가지 재료로 만드는 만두소에서 무 재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30% 정도. 단무지 제조업체도 매년 500만원 정도 음식물 쓰레기 처리 비용을 줄였다.

▲ 단무지 만들고 남은 찌꺼기등 공짜로 수거(왼쪽)해 폐우물물 담가 탈염.건조 거쳐 만두소로 납품(오른쪽)한 사진.

이씨는 이런 재료를 잘게 간 다음, 2~3일간 물에 담가 소금기를 제거했다. 이때 사용된 물도 폐우물 등에서 퍼올린 비위생적인 물이었다. 이 재료를 이후 하루 정도 물기 제거 과정을 거친 뒤, 20㎏과 4㎏ 포장용기에 담아 ㎏당 400~800원에 팔았다. 이씨의 납품 리스트에는 유명 제빵업체 2곳과 만두업계 10위권 내 4개 업체를 포함, 25개 업체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경찰은 “이씨가 사용한 원재료와 물, 완제품을 국과수에 의뢰한 결과, 식중독의 원인이 되는 세균과 대장균 등이 다량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씨에 이어 경기도 구리시 ‘형제식품’ 김모(38)씨 등 3명도 같은 방법으로 2001년부터 ‘쓰레기’ 만두소 재료를 만들어 ㎏당 1000원선에 전국 만두 체인점과 동네 만두전문점 등에 납품했다. 작년부터는 중국산 단무지도 일부 사용되기 시작했다. 국내에서 수확된 무 상태가 좋지 않자, 단무지 제조업체들이 중국산 재료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경찰청 외사3과는 6일 단무지 제조업체들이 쓰다 남은 자투리나 썩은 무 등을 수거해 만두 재료(만두소)로 납품한 혐의로 김모씨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달아난 이씨를 긴급 수배했다. 이씨는 제품 납품을 지난 4월 9일까지, 김씨 등은 5월 4일까지 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쓰레기 무’를 받아 제품을 만든 만두·호빵 제조 회사는 “단무지 쓰레기로 만든 재료인 줄 몰랐다”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장일현기자 [email protected] )

입력 : 2004.06.06 13:24 12' / 수정 : 2004.06.07 04:00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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