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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당 재보선 완패에 '경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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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의원들은 5일 밤 11시가 넘어서면서 사실상 전패가 확실시 되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열세를 예상했던 부산·경남 지역은 그렇다 치고 기대를 걸었던 제주와 안정권으로 생각했던 전남지역까지 낙선으로 결말이 나자 충격으로 할말을 잃은 분위기였다.
이날 오후 10시쯤 시작된 국회 본회의장의 풍경도 오전에 비해 180도 달라져 있었다. 오전 국회 때 밝은 얼굴로 의기양양해 하던 여당 의원들은 개표결과 때문인지 눈에 띄게 말수가 적어졌다. 옆자리에 앉은 야당 의원들이 개표결과에 대해 의견을 물어도 “뭐 그렇죠”하며 애써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이에 앞서 신기남 당의장은 저녁 8시쯤 서울 영등포 중앙당사에서 남궁석 사무처장, 김태랑 선거지원단장 등 당직자 10여명과 개표방송을 지켜보다가 결과가 안좋게 나오자 ‘식사를 해야겠다’며 자리를 일찍 떴고 다른 당직자들도 속속 자리를 비웠다.

임종석 대변인은 선거결과가 사실상 확정되자 논평을 내고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민심을 받들어 개혁과 안정을 조화시키고, 민생경제를 회생시키는 책임여당으로 다시 태어 나겠다”고 말했다. 막판까지 지도부가 총출동했던 제주 도지부장인 강창일 의원은 “선전했지만 참패인 것 같다. 오만하지 말고 잘 하라는 채찍질로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여당 의원들은 이번 재보선결과가 향후 당내에 미칠 파장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부산지역 유일한 당선자인 조경태 원내부대표는 “투표율이 낮기 때문에 큰 의미를 둘 수 없다”며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타격을 받을 일은 없다”고 말했다. 유시민 의원은 “지방선거 결과와 대통령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했다.

반면 문석호 의원은 “당은 의사결정 과정도 투명하게 하고 당·청, 당·정 관계도 제대로 설정해서 국민에게 신뢰를 주는 당으로 거듭 나야한다”며 “제 2 창당을 하는 심정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청와대도 각성해야 한다. 당청관계에서 불협화음이 나는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사전에 충분한 논의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본회의장 참석 전에 의원회관과 국회 이곳저곳에서 삼삼오오 모여 개표 결과를 지켜보던 여당의원들은 TV를 지켜보며 할말을 잃은 듯했다. 회관에서 개표방송을 보던 의원들도 시간이 갈수록 표차가 줄어들지 않자 “안되겠다”며 채널을 돌리기도 했다. 당직자들도 어두운 얼굴로 TV 화면을 지켜보면서 “이렇게까지 될 줄은 몰랐다”며 얼굴을 감싸쥐었다.

(안용균기자 [email protected] )

입력 : 2004.06.05 23:00 42' / 수정 : 2004.06.05 23:57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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