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盧 "80년대 투쟁은 나라 살렸고 90년대는 국가 부담"
[머니투데이 박재범기자]"모두가 망하는 이기주의는 극복해야 한다"
"80년대는 투쟁이 나라를 살렸지만 90년대후반부터는 투쟁이 국가 발전에 점점 부담이 많이 된
다"

노무현 대통령이 최근들어 "이기주의"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하고 있다. 지역을 방문할 때마다
거의 빼놓지 않고 이 단어를 꺼낸다. 29일 경남 통영을 방문, 자율관리어업 전국대회에 참석한
자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노 대통령은 "오늘날 각 분야에서 흔히 말하는 이기주의 집단갈등이 너무 많아 우리가 다 손해
보는 일이 너무 많다"고 운을 뗐다. 집단 갈등이 계속 불거져 나오고 있는 데 대한 안타까움이
묻어난다.

그러면서 노 대통령은 "자율관리어업에서 성공한 사례와 방법이 다른 분야에까지 확산되고 여러
분야에서 우리가 모두 다 망하는 이기주의를 극복하고 모두가 함께 사는 아주 현명한 이기주의
를 성공시켜 갈 수 있는 좋은 본보기가 됐으면 하는 희망이 있다"고 강조했다.

자율관리어업을 예로 들었지만 "망하는" 이기주의와 "현명한" 이기주의를 구분한 게 눈에 띤다.
지난 20일 충북지역 혁신토론회에서 사회적 약자, 소외된 지역의 집단 이기주의는 인정할 수 있
지만 강한 지역, 가진 사람의 이기주의는 경계해야 한다는 논리와도 맥을 같이 한다.

마무리 발언에선 성공의 방법, 분쟁을 푸는 핵심 조건으로 "대화, 토론, 양보와 타협"을 제시했
다.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 이후 심화된 갈등과 분쟁을 바라보는 노 대통령의 속내를 조금이나
마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리곤 "80년대 중후반에 분명히 투쟁이 나라를 살렸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90년대 후반 넘어서
면서부터 투쟁이 국가발전에 점점 부담이 많이 된다는 생각을 했다"며 자신의 단상을 전했다. "8
0년대 투쟁이 민주주의의 대의를 앞세운 투쟁이라면 90년대 투쟁은 이해관계를 앞세운 이익 투쟁
이었다"고 정의도 내렸다.

"이익은 당연한 권리지만 서로 조정되지 못하면 결국은 모두 다 망하는 길로 가는 것"이라며 위
기감도 감추지 않았다.

이어 "국가의 크고 작은 이익은 모두 다 상대가 있고 서로 이해관계가 얽혀 있지만 이 문제를
투쟁만으로 결코 풀 수 없고 자율조정과 대화와 타협만이 살 길"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결국 조
정과 타협밖에 없지 않냐는 점을 강조한 듯 하다.

한편 이날 오후 광양항 2단계 컨테이너 부두 준공식에선 광양항을 계획대로 개발하겠다고 언급
한 뒤 "제 임기가 그리길지는 않아서 다음에 어찌될까 걱정하는 분들도 계시는데 제 임기동안에
완전히 시동을 걸어 다시는 멈출래야 멈출 수 없도록 확실한 토대를 굳혀 놓겠다"며 강한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박재범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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