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치사스럽게 굴지말라
2004.10.23
영국의 웸블던 테니스나 미국의 US 오픈 같은 국제적 경기에도 억지를 쓰는 선수들이 가끔 나타나는 것은 사실이다. 그 선수가 때린 공이 분명히 선의 중앙에서 밖으로 떨어진 것이 확실한데 이 사람은 심판에게 삿대질을 하면서 “그것이 왜 아웃이냐”고 소리를 지르는 것이다. 선수는 평지에서 공을 받고 공을 치고 하는 것이지만 심판은 꽤 높은데 올라 앉아서 공이 떨어지는 곳을 매우 날카롭게 주시하고 있다. 누가 더 옳게 판단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는 매우 명백한데 패배의 빛이 짙어가는 선수가 행패 비슷한 태도로 심판과 맞서는 것을 보면 민망하기도 하고 한심하기도 하다. 물론 그가 지고 싶지 않아서 그러는 줄은 알지만 그렇게 구는 것은 관중의 눈에는 매우 치사스럽게 보인다.
노무현 정부와 여당이 똘똘 뭉쳐 수도이전을 결정했지만 많은 국민들이 그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판단하였고 대한민국의 헌법재판소도 그것이 위헌이라고 결론을 지었다. 그렇다면 수도이전 문제는 헌법을 고치거나 국민투표를 하기 전에는 물 건너간 일이고 헌재의 결정에 여권이 반발하는 것은 계란을 들어 바위를 치는 것과 같다. 대한민국이 아무리 한심한 나라라고 해도 3권 분립은 살아있다. 계란을 있는 대로 다 던져도 바위는 끄떡없이 그 자리에 있을 것이다. 제발 치사스럽게 굴지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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