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e 씨가 입수한 김대중 비화
이씨가 밥까지 굶어가며 찾은 자료를 바탕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을 평가하면 '거짓말쟁이'로 결론을 내릴 수 있다.
"1981년 1월 18일 김대중이 전두환에게 보낸 탄원서를 보면 목숨을 구걸하는 글귀가 나온다. 나는 당시 중3에서 고1로 올라가는 겨울방학 때였는데 이걸 신문에서 보고 '혹시 전두환이 쓰고 김대중이 썼다는 게 아닌가' 의심스럽기까지 했다. 그 뒤 김대중은 1985년 신동아 4월호에서 '그런 적 없다'고 딱 잡아뗐다. 김대중은 거짓을 사실인 것처럼 기억하고, 자기 맘속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 아마 거짓말 탐지기에도 안 걸릴 것이다."
이씨는 그 외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82년 12월 13일 "국내외 막론하고 정치 생활 안하겠다"며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석방 탄원서를 썼던 것과 김대중의 석방과정에 대해 리차드 워커 (Richard Walker) 당시 주한 미국대사가 '김대중은 꾀병'이라고 회고록에 썼던 전문, 미국으로 건너간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83년 <뉴스위크>와 인터뷰 내용을 설명했다.
"어떻게 목숨을 구걸했던 사람이 금새 얼굴색도 변하지 않고 거짓말을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한국에서는 미국 가서 병만 고치면 조용히 지내겠다는 사람이 미국 가서는 한국정부가 등떠 밀어 왔다고 말하니…."
전두환 전 대통령은 1986년 9월 10일 청와대 출입기자들과의 오찬에서 오프 더 레코드 조건으로 김대중씨에 대해 다음과 같이 평했다. "김대중씨가 정치를 안 하겠다고 친필로 편지를 보내왔다. 병만 고치면 여생을 조용히 보내겠다고 했다. 부인 이희호씨도 불러서 만났다. 치료에 필요한 돈 다 바꾸어주도록 경제장관에 지시했다. 7만 달러를 바꾸어 갔다.…(중략) 사내 새끼라면 의리 지켜야, 양심이 있어야 한다. 미국 사람들도 '부서진 레코드' 라고 한다. 똑같은 말만 되풀이한다는 뜻이다. 그런 사람과 내가 대화를 해? 양심이 썩어서 탈이다."
"어디서 이런 자료를 구했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씨는 무색할 정도로 "기밀 자료가 아니라 당시 모든 방송과 신문에 났던 것들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너무 쉽게 잊는다는 게 문제"라며 "우익이건 좌익이건 운동하는 사람이건, 기자건 좀 제대로 알고 하라"고 일침을 놓은 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인간성 회부를 또다시 시작했다.
이씨는 신문을 비롯, 당시 정치 인사들이 썼던 회고록 비슷한 책들도 '김대중'이란 세 글자가 들어가면 샅샅이 뒤졌다.
"정의순씨가 1987에 쓴 '김대중 체미 775일'이란 책을 보면 김대중의 민주화운동의 변질성을 볼 수 있고, 이낙연씨가 동아일보 기자시절 '김대중 편들기 위해 언론인이 됐다'고 고백했던 책을 보면 어떻게 이런 사람이 정의를 걷는 언론인이라고 하는지 정말 속이 뒤집힌다"
이씨는 김 전 대통령의 노벨상과 관련 "김대중은 1987년 8월 유세현장에서 '노벨상을 꼭 받겠다'는 걸 이미 밝혔다"며 "상을 받겠다고 하고 받으면 의미가 없는 것 아닙니까"라고 반문하며 "어쩜 이런 사람이 있는가"라고 통탄했다.
다음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87년 11월 29일 서울 여의도 광장 유세현장에서 노벨상 관련 발언을 한 대목이다.
"나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상도 많이 받았습니다. 노벨 평화상! 내가 대통령 후보 안 나왔으면 받았을 걸로 봅니다만, 그러나 이미 명년도 후보로 또 추천이 됐습니다. 여러분을 위해서, 우리나라를 위해서 내가 이건 한번 꼭 받고 말 것입니다."
이씨는 "항간에 떠도는 돈주고 노벨상 샀다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니다"며 "팔레스타인의 아라파트 수반도 1993년 이스라엘 총리 Y. 라빈과 평화협정을 체결해 이 공로로 1994년 노벨평화상을 공동수상하기도 했었는데 이를 모방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한창동안 내세웠던 4파전 필승론에 대해서도 이씨는 거부감을 드러냈다. 이씨는 "1987년 대통령 선거당시 여권에서 노태우 한 명이 출마하고, 야권에서는 김대중, 김영삼, 김종필 3인이 출마해 4파전이 벌어질 때 여권이 유리하리란 것을 예상하기는 어렵지 않다. 그러나 김대중의 선거전략은 놀랍게도 4파전 필승론이었다. 김대중은 야당이 분열되어야 그가 당선될 수 있다는 4파전 필승론을 주장했다"고 설명하며 "김대중은 '나는 지역 감정의 피해자'라고 하는데 사실 지역 감정을 부추긴 것은 김대중"이라고 비판했다.
이씨가 내민 자료를 보면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87년 10월 4일 이태호 비서에게 "이번 선거에서 나는 가장 유리하오. 4파전이 될 것이니 경상도 표를 노태우씨와 김영삼씨가 갈라먹고, 내가 호남표를 독식하는데다 아무래도 서울·경기에선 내가 월등하게 앞서지 않겠소"라고 말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1987년 12월 16일 실시된 대통령 선거에서 총투표수 2306만 6419표 중 노태우는 828만 2738표(36.6%), 김영삼 633만 7581표(28.0%), 김대중 611만 3375표(27.0%), 김종필 182만 3067표(8.1%)를 얻어 노태우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노태우는 연고지인 대구 경북에서 각각 70.7%, 66.4%를 김영삼은 부산 경남에서 56%, 51.3%를 김대중은 광주 전북 전남에서 94.2%, 83.8%, 90.3%를 김종필은 충남에서 45%를 얻었다.
이씨는 "당시 김대중은 개표결과를 두고 컴퓨터 조작이라고 주장했다. 김대중은 노태우를 '컴퓨터 대통령'이라 비난하였으며 5년이 지난 1992년 대선 때에도 컴퓨터 조작설을 거론했다"며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김 전 대통령을 평했다.
이씨는 한화갑 전 대표가 백범 김구 선생 관련 망언한 것에 대해서도 지적하며 "한화갑이 백범 김구가 일제에 돈을 받았다고 망언한 일이 있다. 이런 사람이 한 정당의 대표까지 하고, 이 나라꼴이 왜 이 모양인지 모르겠다"며 "당시 동아일보(1995년 11월 11일자)가 '애국선열 모독 말라'고 충고하긴 했지만 아마 우익인사가 이말 했으면 좌익들한테 몰려 우익 인사는 자살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익에 있다는 사람들은 이런 소리를 듣고도 찍소리 못하고, 한화갑이 대표까지 하게 만들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씨는 또 "김대중은 임기 중에 하차할 수 있었으나 이회창의 대통령 되려는 욕심 때문에 나라꼴이 이렇게 됐다"면서 "나라가 이 꼴인 것은 김대중 못지 않게 이회창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DJ와 JP가 내각책임제 골자로 합의한 것과 관련 "DJ가 '내각책임제 동의서'를 지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당시 JP가 이회창을 비밀리에 만났고, 이 때 이회창이 일단 대통령 욕심을 버리고, 3년만 기다렸다면 북한에 퍼주지도 않고, 나라꼴로 이렇게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씨는 16대 대선 선거전과 관련해 "이회창은 상대방의 자살골로 대통령 되려는 인물이고, 노무현은 온갖 수법 동원해서 페어플레이 하지 않은 인물"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씨는 노 대통령에 대해서는 "노 대통령의 품의 없는 발언이 표를 얻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다소 엉뚱한 논리를 폈다. 이유를 들어보니 "나라가 망가지고 있다는 걸 국민들이 느낄 때 개혁의 요구는 큰 법이고, 국민들은 말을 막하는 만큼 틀을 확 바꿀 것 같은 느낌을 받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씨는 최근 펴낸 '김대중과 분열의 한국정치' 1권에서 김대중의 초기 활동부터 1970∼80년대 활동과 1987년 대통령 선거와 김대중, 1987년 대통령 선거 이후 행적 등 김대중 전 대통령의 활동과 당시의 시대상을 설명해 '김대중'이란 인물에만 포커스를 맞추지 않고, 한국 현대사를 되짚기도 했다.
이씨는 "요즘 젊은이들은 역사를 잘 모르기 때문에 한국 현대사와 김대중 관련 자료를 동시에 게재해 이해하기 쉽게 썼다"고 말했다. "김대중 임기중에 책이 나왔어야 했는데 날 샜다"며 인상 찡그리는 그에게 "왜 생각한 대로 책이 출간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그는 "한나라당의 한 의원에게 김대중에 대한 자료를 건넸다. 그러나 중간에서 보좌관이라는 인물이 자료를 가로채 마치 자기 보고서인양 사용했으며, 또 한 인사에게 자료를 줬더니 마치 자기가 찾아낸 자료인양 자기 논리로 주장하는 것을 봤다"면서 "힘 안들이고, 공짜 좋아하는 사람들 때문에 이 나라가 이 모양이다"며 혀를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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