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한반도에서 전쟁이야 일어나겠는가 하며 낙관적으로 조국의 현실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다.
역사적으로는 비관론보다는 낙관론이 더 큰 비극을 몰고 온 것이 사실이다. 뮤니히에 가서 히틀러를 달래고 돌아온 영국의 챔벌린(Chamberlain) 수상은 자기가 히틀러를 설득하는데 성공한 줄 잘못 알고 희색이 만면하여 돌아왔지만 히틀러는 곧 폴란드에 진격함으로 2차 세계대전의 비극을 겪지 않을 수 없었다.
6.25사변 직전에는 북의 김일성이 여러가지 모양으로 평화적 제스쳐를 한 것이 사실이었다. 3.8선 어디에서 구금되어 있던 조만식 선생을 남으로 보낼 터이니 수감되어있는 유명한 공산당원들 이주하와 김삼룡 두 사람을 맞바꾸도록 하자는 북의 제안에 귀가 솔깃해진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지금 생각하면 그것은 평화공세이었을 뿐 남침의 야욕과는 전혀 별개의 문제이었다. 그 해 1950년 6월25일 인민군은 38선 전역에서 남침을 감행했다.
오늘 대한민국에는 안일무사주의가 팽배하다. 남북간의 전쟁은 다시 일어나지 않을 것이고 대한민국은 계속 번영의 길을 갈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 우리는 더욱 불안한 생각을 가지게되는 것이다.
북의 인민공화국은 밤낮 남조선을 피바다로 만들겠다는데 그 날이 절대 오지 않으리라고 장담하는 사람은 손들고 나와 보라.
김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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