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27일 현재까지 보도된 추락 현장 내용들이 춤을 춥니다. 오전 5:21-44분 컴퓨터에 유서작성, 5:45분 노무현이 경호동에 ‘산책 나간다’ 인터폰으로 연락, 5:50분 경호과장과 함께 사저 출발, 여기까지는 보도가 한결같습니다.

6:14분 부엉이 바위에 도착, 6:17분 경호원에 정토원 원장이 계신지 알아만 보고 오라 명령, 6:45분 추락한 노무현 발견, 07:00 경호차로 김해 세경병원 도착, 여기까지의 수사보도가 날마다 다르게 보도됩니다.

경남경찰청이 5월26일까지 3회에 걸쳐 노무현을 경호했던 이과장을 상대로 조사를 벌였지만 조사내용은 3회 모두 다릅니다. 경찰은 큰 틀로부터 치고 들어가야 할 텐데 지금까지 조사한 것을 보면 순전히 이과장의 진술과 통신에만 의존하는 것 같습니다.

1차에는 이과장이 노무현과 함께 있다가 담배 있느냐도 물었고, 바위 밑에 사람들이 있네 하면서 이과장의 시선을 돌린 다음 뛰어 내렸다고 진술했습니다. 그러나 2차에서는 노무현이 문제의 부엉이 바위보다 220m 거리로 더 높은 곳에 위치한 절 ‘정토원’에 원장님이 계시는지 확인해보고 오라는 명을 듣고 갔다가 와 보니 노무현이 없어졌다고 진술했고, 3차 조사에서는 바위 아래 등산객이 있어 그를 다른 곳으로 안내하고 돌아와 보니 노무현이 사라졌다고 진술했다 합니다.                        
  
이에 대해 경찰은 5월27일, “이모 경호관이 투신 직후 요인을 충분히 지키지 못한 충격과 자책감, 흥분, 불안 등으로 심리적 압박을 느껴 허위 진술을 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6:17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오락가락합니다. 먼저의 보도에는 6:17분이 정토원에 갔다 오라 심부름을 시킨 사각이라 하더니 오늘은 또 6:17분이 정토원에 갔다가 돌아온 시각이라 합니다. 6:14분에 심부름을 출발해서 완만하지만 비탈길로 220 떨어져 있는 산길을 달려가서 원장님이 계신지 알아보고 다시 220m의 길을 오는데 불과 3분 걸렸다는 것입니다.

6:17분에 와보니 노무현이 없어져서 찾아낸 시각이 6:45분, 28분간에 걸쳐 찾아냈고, 찾아내서 심하기 부상당한 사람을 등에 업고 경호차에 태울 수 있는 데까지 이동시켜 경호차로 병원에 도착한 시각이 7:00 정각이라는 것입니다. 15분 동안에 부상자를 업고 가서 차에 태우고 병원에까지 갔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경호차는 누가 가져왔을까요? 그 경호원이 뛰어가서 가지고 왔는지 다른 경호원이 가져왔는지 설명이 없습니다.

여기에서 보면 많은 의문들이 생깁니다.

1) 어째서 경호를 시종 혼자서만 했는가요?

2) 심부름을 갈 때, “대통령님, 잠깐만 기다리십시오, 제가 대통령님을 떠나는 것은 경호 원칙에 어긋납니다” 하면서 불과 200m 거리에 있는 사저의 경호팀에 연락하여 다른 경호원을 불러놓고 가는 것이 판에 박힌 임무수행방법일 것입니다. 그런데 그는 그렇게도 하지 않았고, 3분 동안 정토원을 오가면서도 다른 경호원을 부르지 않았습니다. 매우 이상하고 수상한 대목이 아닐 수 없습니다.

3) 그는 돌아와서 부상자를 찾아내는데 28분이나 걸렸다고 했습니다. 심부름에서 돌아왔을 때 대통령이 없어졌으면 즉각 경호조에 연락해서 모두가 빨리 뛰어들 오라고 소리쳤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보도를 보면 아무도 오지 않았고 그 혼자서 6:45분에 부상자를 업어 이동시켰다는 식으로 보도돼 있습니다. 너무나 수상한 장면인 것입니다. 물론 제가 잘못 이해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4) 부상당한 대통령을 등에 업는다는 것은 일반 상식으로도 금지돼 있는 행위입니다. 그런데 경호과장이라는 사람이 이렇게 했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5) 조사과정에서 횡성수설 말을 자꾸 바꾸었다는 것, 경찰은 이에 대해 적당히 해명하고 있지만 쉽게 납득 되지 않습니다. 경호과장이 그렇게 어린 사람이라는 말인가요? 정정당당하지 못한 것이 있는 것입니다. 경호책임에 대한 처벌이 무서워 조사 때마다 말을 바꾸었다는 것은 너무 순진한 결론이라고 봅니다.

6) 노무현의 유서 내용이 노무현답지 않게 깔끔하고 그간의 스타일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7) 추락 장소에 신발 한 쪽이 벗겨져 있었다 합니다. 자살을 하는 사람은 통상 신발을 벗어놓고 한다 합니다.

8) 이 모 경호과장은 사저를 걸어서 출발했습니다. 그런데 부상자를 태운 경호차는 다른 경호원이 몰고 온 것인지, 아니면 부상자를 내팽개쳐 놓고 자기가 뛰어가서 몰고 왔는지, 이런 설명들이 일체 없습니다.

9) 등산길에서 A씨라는 사람이 이 경호원과 함께 걸었다는 것이 뉴스에 있는데 경찰은 그를 조사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10) 7:00시 병원에 도착한 시각은 병원측이 확인한 것이기 때문에 신뢰성이 있지만 6:14분이다, 6:17분이다, 6:45분이다 하는 시각에 대해서는 오직 이 경호과장의 진술 하나와 경찰의 추정 밖에 없습니다. 다른 경호원을 불렀어야 할 이유들이 많이 있었고, 그럴 시간도 충분히 있었는데 그는 오직 그 혼자만이 모든 비밀을 알고 있도록 한 것으로 보입니다.    

어째서 상황설명이 자세하게 되어 있지 않은 것이며 기자들은 왜 하나하나 꼼꼼히 챙겨 추궁하지 않고 경찰청이 던져주는 내용이나 받아써서 보도하는지 세상이 너무 답답합니다.

                                                            필자의 의혹

필자는 직감적으로 6:14분, 6:17분이라는 시각도 정확하지 않다고 본다.산길에서 220m라면 3분 내에 갔다 오기도 어렵다는 생각도 든다. 이런 실험을 경찰이 해보았는지, 추락현장과 자살시의 부상 부위가 일치하는지 과학 전문가들의 조사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 이는 경찰만의 능력으로 할 수 없다고 본다. 3분을 비웠다면 그 3분 동안 현장에는 오직 노무현만 있었을까? 혹시 자객은 없었을까? 정토원에 갔다는 것은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해 한 것이 아닐까? 등등 의 추리들이 가능할 수 있다고 본다. 경찰이 못 미더워서인 것이다. 이는 공안과 전문 검찰의 지휘 하에 국가수가 동원돼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불교방송: 정토원 관계자는 불교방송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이 모 경호관이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한 뒤 전화를 걸어와 사건은폐를 도와줄 것을 부탁했다고 밝혔습니다.

2009.5.27.  지만원
http://systemclu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