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만한 사람들은 삼국지(三國志)를 읽어보았을 것이다.
그런데, 읽어본 사람마다 공통된 것이 있다.
삼국지에 나오는 고매한 풍류를 담은 싯귀보다는 전투장면을 담은 무용담이 더 뇌리에 박히더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무용담 중에서도
무슨 벌판에서 싸우고, 무슨 고을을 공략하고, 무슨 성(城)을 함락했는지 그 이름 기억은 못하는 반면,
그러나 그 전투가 얼마나 호쾌하였는지, 그때 장수가 누군지에 대하여는 기억하더라는 것이다.
이는 무엇을 뜻하는가?
사람들에게 가장 재미있는 얘기거리는 “싸움얘기”요, 가장 재미있는 구경거리는 “불구경”이라는 소리가 있다.
우스갯소리인지 모르나, 맞는 말이다.
애들이 학교에서 싸운 이야기를 자주한다.
그런데, 한참 듣다보면, ‘누구와’, ‘뭣 때문에’, ‘어떻게’ 싸웠다는 표현이 주를 이루고
6하 원칙의 핵심요소인 ‘언제’, ‘어디에서’라는 표현이 거의 없었다.
며칠 지나면 싸운 날짜는 전혀 모르고, 싸운 상대와 싸운 동작 위주로만 기억하더라는 거다.
이렇게 볼 때, 2012 대선에 나가려는 후보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해볼 일이다.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어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하여 그때까지 무슨 “싸움거리”를 달고 다녀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김태호 경남도지사의 전공노와의 싸움을 탁월한 처신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누구와 싸우지도 않으면서 훈수처럼 내뱉는 희멀건 옳은 소리는 별로 재미가 없다.
그런 소리는 정치인 아닌 사람도 다 할 줄 알기 때문이다.
원수지지 않는 만큼 동지도 안 생기며, 기껏 동지라고 생겨봐야 말만 그럴싸하게 보태줄 뿐입니다.
가령 임진강 물폭탄 사건이나 서해교전 같은 대형 시사거리만한 호재가 없다.
그럴 때 북괴에 대하여 호전적인 발언을 하여, 북괴로부터 비난을 받으면 그만큼 인지도가 올라간다는 것이다.
그래서 말인데,
2012 대권을 노리는 예비후보라면, 적어도 국민의 관심을 가질 만한 화려한 싸움거리를 달고 다녀야 한다.
애국심은 싸움으로 입증해야지 말로 입증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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