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조선일보 모 기자가 딴지 걸길 왠만한 곳은 최하가 6,000원이라는 소리를 한다.

물론 그가 틀렸다는 소리는 아니지만, 굳이 5,000원짜리 취급도 안 해주는 곳만 찾아다닌 탓인지 모르겠다.

정부청사가 있는 동네라면 값싼 음식점이 드물 테니까 그 나름대로 타당한 면도 있다.

필자는 이재오 권익위원장에게 그다지 호감을 가진 사람이 아니다.

그렇지만, 솔직히 말해서, 5,000원 짜리 점심이면 중가수준이라고 본다.

이재오 위원장이 과잉충성하는 소리가 아니라는 거다.

비싼 동네가 아니라면 시중에 좀 싼 곳은 5,000원 이하짜리도 많다.

또한 구내식당 같은 곳은 4,000원도 안 된다.

그런데도 그 기자는 굳이 “서울 도심에서 5000원 이하 식사만 하라는 게 얼마나 비현실적인 일인지 모르고 한 말”이라는 소리를 인용해가면서까지 물가 비싼 지역의 애로(?)사항 부각에 열심이다.

심지어 과천 청사의 모 사무관이 “권익위에서 5000원 이하에 먹을 수 있는 점심의 메뉴와 제조법까지 내놔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불만스러운 목소리까지 인용했다.

그럼 이런 말 좀 해야겠다.

얼마나 봉급이 많길래 5,000원 짜리 점심이 너무 싸서 파는 곳 찾기 힘들다고 하는가. 공무원 봉급 참 많구려.

또 그날 하루 반짝 나온 6,000원 짜리 메뉴가 제일 싸다는 동네가 과연 서민수준에 맞는 동네인가?

정 그러하다면 그 찾기 어려운 5,000원 짜리 이하 점심식사 제조법 가르쳐드릴까?

첫째, 5,000원짜리 이하 안 파는 비싼 동네면 집에서 도시락 사 다니면 되지 않는가 말이다.

점심식사 중에 직무상 기밀이 외부로 노출 안 되어 좋고, 입맛 따질 것 없고 얼마나 좋은가.

또한 돈도 아끼고 적정 다이어트도 되고, 점심 먹고 시간 남으니 산책하면서 소화도 시키고,...

둘째, 맞벌이 하느라 돈은 많아도 시간이 없어서 도시락을 못 사십니까?

그러면 직원끼리 부서끼리 연대하여 지정식당제를 추진해보면 될 거 아니요.

식당의 경영도 안정되고 가격도 저렴해지고...그럴만한 자조조직 쯤은 있을 텐데요.

이래도 ‘그런 것 몇 푼 아끼느니 좀 괜찮은 걸로 먹고 말지’ 이런 거요.

‘질보다 양’, ‘맛보다 가격’을 따지는 사람들 처지도 좀 생각하라는 소리가 씨알이 안 먹힌다 이거요.

최근 신흥 웰빙족이 누군지 아십니까? 맞벌이 공무원이라 그러데요.

요즈음 그 사람들 입에 발린 소리가 음식점의 맛과 질을 따지는 ‘맛집이야기’ 일색이던데요. 참 부자네요.

특히 휴가에 대한 이야기 하면 ‘맛집기행’의 달인이라던데요. 제가 잘못 들었나요.

헌법이 바뀌어도 행정법은 안 바뀌듯, 정권이 바뀌어도 공직은 영원하니 귀찮게 굴지 말라는 거요.

영원불변은 없듯 메뚜기도 한철입니다. ‘떼법’보다 무서운 게 ‘표법’ 아닌가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