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을 계기로 청와대가 군 보고체계를 포함한 국가비상사태 대응 시스템 정비에 나서기로 했다.

비상사태 보고체계 IT로 보완
특히 군 정보 전달체계 문제점을 IT시스템으로 보완, 인적 실수를 최대한 줄이는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천안함 침몰 후 각각 49분과 52분 후에 합참의장과 국방장관이 보고를 받는 등 군 정보네트워크가 사실상 제때 작동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청와대의 국가안보 대응 시스템 정비에는 상대적으로 소외된 군 정보네트워크, 그 가운데서도 해군의 시스템 개선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김태영국방장관이 국회답변에서 부하직원이 전화하기를 꺼려 매뉴얼대로 보고를 하지 않았다는 발언을 하면서 국가 비상사태 시 인적 판단의 실수를 최소화할 수 있는 시스템의 도입이 절실한 상황이다. 화급을 다투는 국가안보 위기 발생 시 사태의 신속한 파악은 최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청와대가 관련 부처들의 의견을 빠르고 정확하게 수렴해 효율적인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전제조건이다.

군 보고체계의 실수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매뉴얼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그래서 제기된다. 자주국방네트워크 신인균 대표는 "인적 보고와 더불어 인적 판단이 배제된 시스템적 보고체계 도입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오해석 대통령IT특보도 "국가 비상사태 시 보고의 허점이 발생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시스템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의 뛰어난 IT를 국가 안보 강화에도 적극 활용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국가비상사태 대응 시스템 구축에 적극적으로 IT분야의 의견을 내겠다며, "7,8월 중 범정부 국정운영에 IT를 접목해 효율을 높이는 방안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IT업계에서는 지난 2000년대 초 영동지방에 수재가 발생했을 당시 유ㆍ무선 전화는 물론 119 등 국가비상연락망이 장비가 호환이 안돼 불통이었음을 상기시키며 "부처간 호환가능한 시스템 도입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전자전과 사이버테러전이 갈수록 가열되는 시대에 김대중 정부 시절 국방정보체계연구소를 해체, 수십년간 키워온 인력이 하루 아침에 없어진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뿐만아니라 IT전쟁 시대에 육군과 해군ㆍ공군 구성비가 8:1:1로 이뤄진 것도 문제다. 이는 한국전쟁 이후 미국에 의해 정해진 구성비이나 육ㆍ해ㆍ공군간의 이해관계로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적의 잠수정이나 어뢰가 근접해와도 파악하지 못한 것도 국방예산과 관련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따라서 국가비상사태 대응체계 개편에는 정보탐지와 전달체계가 생명인 해군의 적 탐지 기술 향상에도 주안점이 맞춰질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해군의 예산은 2조 9595억원으로 전체 국방 예산 29조 5627억원의 10%에 그쳤다. 고도의 장비와 시스템으로 무장된 해군의 전력 증강에는 태부족한 편이다. 따라서 차제에 육군에 집중된 국방예산이 해군과 공군으로 균형 배분됨은 물론 육ㆍ해ㆍ공 구성비까지 재검토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규화 선임기자 david@

디지털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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