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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양 여명거리 (촬영 : 조선륙일오편집사)

최근 중국 선양에서 기자와 만난 한 취재원은 중국 기업들이 북한 경제 개발구에 어마어마한 금액을 들여 토지사용권을 획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북 제재로 원칙적으로 투자와 송금은 안 되지만, 비공식적으로 투자가 성사되고 있다는 취지의 얘기였다.
중국 기업들 사이에서 이른바 북한 투자 열풍이 불고 있다. 이 기업들은 북한에 대한 직접 투자 목적도 있지만, 대북 제재가 완화된 이후 한국 기업들이 북한에 진출하게 되면 땅값이 폭등할 것을 노리고 미리 투자를 선점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압록강 철교 건너는 북·중 화물차량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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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당국에 걸리면 끝장"…대북 제재 본보기용 우려
한 달 전쯤 주한 미국대사관 측이 대북사업을 추진하는 한국 기업들 동향을 점검하기 시작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보도에서 거론된 기업들 이외에 미국 측은 한국 금융권의 대북 사업 동향까지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 파장은 기자가 상주하고 있는 랴오닝성 선양에까지 미쳤다. 미국 국무부 관계자가 직접 북·중 접경까지 와서 한국 기업인들을 만나려고 하는 동향도 감지됐다. 중국을 오가며 대북사업을 준비 중이던 한국 기업들은 미국 정부에 찍힐 것을 우려해 잠수를 타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한국 기업들과 달리 북한에 투자했거나 투자를 하려는 중국 기업들은 미국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진짜 무서워하는 건 미국이 아니라 중국 당국이다. 대북 사업을 하는 한 취재원은 "중국이 미국 측에 대북 제재 협조를 약속하는 상황에서 중국 당국에 본보기용으로 걸리면 끝장"이라고 말했다. 중국 당국이 대북 제재를 잘 이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미국이나 국제사회에 보여주기 위해 언제든지 기업들에 칼을 빼 들 수 있다는 얘기였다.
실제로 중국 당국은 지난 여름 북한과 거래하는 기업들을 전면 조사해 기업체 관계자들을 대거 구속시켰다. 중국 당국이 마음을 먹으면 기업은 버틸 수가 없다. 탈세와 외국환관리법 위반은 기본이다. 그 이후 지난 가을까지 단둥의 대북 밀수업자들이 공안에 대거 검거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렸다. 중국 당국의 이런 움직임은 미국에 보여주려는 의도라고 현지 소식통들은 진단하고 있다.

북한 대외용 월간 화보 ‘조선’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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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반도 평화 체제 이익은 중국 기업이 누린다(?)
기자는 북한 모 지역의 대외 투자 유치를 담당하고 있는 대북 소식통을 최근 비밀리에 만났다. 그는 사업 내용을 설명하면서 "중국 기업들이 수억 위안을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의 신변 안전을 위해 기사를 통해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밝힐 수는 없지만, 한국 기업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이 소식통은 "한반도 평화 체제에서 남북한이 함께 번영을 누려야 할 이익을 사실은 중국 기업들이 가져가고 있다"고 말했다. 100% 장담할 수는 없지만, 대북 제재가 풀리고 나중에 땅값이 뛰면 이미 투자를 선점한 중국 기업들이 이익을 보게 될 것은 뻔한 일이다.
대북 사업을 하는 취재원은 "북한에서 토지사용권을 이미 획득한 중국 기업들은 나중에 회사 주식을 한국 기업에 양도하는 형태로 이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기업들 사이에는 대북 제재 완화 이후에 북한에 투자하겠다는 신중한 분위기도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북한의 혈맹이다. 올해도 3차례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안방으로 끌어들여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6월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을 위해 싱가포르까지 타고 간 비행기도 중국 국적기였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북한 문제에 대해 100% 협력을 약속했다. 대북제재의 고삐를 조이는 그 속뜻이 정말 궁금하다. 그가 내년에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위원장에게 풀어줄 선물 보따리엔 뭐가 들어있을까? xh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