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1800일 후에 강재섭을 대통령으로"
[속보, 정치] 2003년 04월 16일 (수) 11:33
"지난 대선에서 패배한 날, (나는) 1825일 남았다고 말했다. 이제 1800일 정도 남았다. 1800일 후에 여기 계신 강재섭 의원을 우리의 대통령으로 만들 수 있겠나?"
"(우렁찬 박수소리와 함께) 와 ∼"
남경필 한나라당 의원은 15일 오후 국회 대회의장에서 열린 강재섭 의원 후원회에 참석, 400여명의 강 의원 지역구(대구 서구) 주민들에게 "강재섭 의원을 대통령으로 만들자"고 호소했다. 남 의원의 축사가 끝나자 사회를 본 전재희 의원은 "남경필 의원이 본 미래의 대통령감은 강재섭 의원"이라며 다시 한 번 참석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당 대표 경선 출마예정자의 후원회라는 점 때문에 이목이 집중됐던 이날 행사에서는, ''당 대표 강재섭'' 대신 ''차기 대통령 강재섭''이 연신 메아리쳤다. 이날 축사에 나선 의원들 역시 한목소리로 강재섭 의원을 ''차기 대통령감''으로 추켜세웠다.
특히 당 대표 경선을 중립적으로 관장해야 할 박희태 대표 권한대행까지 이에 가세함으로써 논란이 예상된다.
박 대행은 축사에서 "두 번이나 대선을 패배한 뒤 (우리는) 그 날(2007년 대선 승리)을 기다리고 있다"며 "강재섭 의원은 확실히 그 날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강 의원을 추켜세웠다. 그는 이어 "(강 의원은) 우리 당이 갖고 있는 가장 훌륭한 지도자 중 한 사람이라고 믿는다"며 "이제 마지막 정상에 (강 의원을) 올리는 데 모든 노력을 다 바치자"고 지지를 호소했다.
박 대행에 이어 축사에 나선 강창희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대구·영남이 이회창 후보를 지지해줬는데 나 같은 충청도 사람이 잘못해서 일을 그르쳤다"며 "강 의원 하는 일이 잘되서 (대구 시민들의) 아픈 마음을 씻을 수 있도록 나도 돕겠다"고 말해 ''강강 연대''를 과시했다.
당내 소장파 원내외위원장 모임인 미래연대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남경필 의원은 "강 의원이 뜻을 꼭 이뤄서 우리 같은 젊은 의원들이 열심히 뛰어 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달라"며 강 의원에 대한 지지를 피력했다.
마지막으로 축사를 한 정창화 의원은 "대선 끝나고 석달 지났지만 4년은 된 것 같고, 노무현 대통령 취임한 지 두 달도 안됐지만 2년은 된 것 같다"며 "숨이 꽉꽉 막혔던 김대중 정권 때는 이회창 후보가 있어서 버텼지만 이제 앞으로 56개월은 우리의 희망 강재섭 의원을 믿고 함께 가자"고 역설했다.
강재섭 의원은 인사말에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원리에 대한 우리의 입장은 너무나 옳았지만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지난 대선에서 패배했다"며 "그렇다고 해서 조국근대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이 모여 이 나라 반절이 넘는 이념을 대변하고 있는 한나라당이 사라질 수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의원은 이어 "이번 전당대회를 계기로 다시 굳건히 일어나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나도 노력하겠다"며 "우리 당이 이제 지나치게 수구세력이라는 소리를 듣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의원은 특히 "지킬 것은 지키는 젊은 한나라당을 만들어야 한다"며 "노·장·청이 조화를 이루는 한나라당을 만들겠다는 것이 나의 철학이고, 박희태 대행과 강창희·남경필 의원이 축사를 해 준 것도 이런 의미"라고 강조했다.
이날 후원회에는 김용갑·안택수 의원 등 당내 보수·중진에서부터 권오을·남경필 의원 등 소장파에 이르기까지 3∼40여명의 의원이 대거 참석해 강 의원의 폭넓은 인맥을 과시했다. 최병렬·김덕룡·이재오·김형오 의원 등 다른 당권 주자들도 이날 후원회에 참석했지만 오래 머물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한편 무대 중앙에는 ''젊은 리더, 강한 야당, 강재섭이 희망이다''라는 현수막과 함께 강 의원의 대형 사진이 내걸렸다. 또 이날 전두환 전 대통령이 강 의원 후원회를 축하하기 위한 축전을 보내와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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