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의사를 죽음으로 내몬 고대의대교수를 고발합니다
-젊은 후배의사를 죽음으로 내몬 고대병원 최종욱교수는
모든 사태의 책임을 지고 병원을 떠나야 한다.-
저는 고대병원과 깊은 관련을 맺고 있는 사람으로서 다시는 이 병원에 아니 대한민국의 모든 수련병원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글을 씁니다.
익명으로 이 글을 쓰는 것은 저 역시 개인적으로 피해를 보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입니다.
의사사회의 꽉 짜여진 수직적 상하구조에서 저의 개인존재가 드러났을 때 필연적으로 찾아올 압박과 탄압을 견디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때문입니다.
저를 비겁하다고 얘기하셔도 좋습니다만 이 글의 진실성과 저의 절실한 마음은 십분 헤아려 주시길 바랍니다.
얼마전 4월12일 고대병원의 이비인후과 전공의인 박**선생이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모 여관에서 스스로 리도케인을 정맥주사하고 목숨을 끊었다.
이제 갓 서른을 넘긴 젊은 의사인 고인은 의술을 뜻을 마음껏 펼치기는 커녕 그 혈기왕성한 나이에 극단적인 좌절감이 베어있는 유서를 이메일로 남긴 후 이 세상을 등진 것이다.
고인은 평소 고대 안산병원장인 이비인후과의 최종욱교수로부터 심한 인간적 모멸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폭언과 상습적인 구타에 시달려왔다. 스승이라는 이름으로, 또 교육이라는 미명하에 저질러진 이러한 신체적 정신적 압박에 견디다 못해 자살이라는 결정을 내리게
된 것이다.
고인이 자살을 하기 얼마 전부터 최종욱교수의 폭언과 구타는 점점 심해져왔다고 한다.
"넌 보험재정 까먹는 아무 도움도 안되는 자식이야"
"기르던 개도 먹이를 주면 받아먹어"
"이래서 지방대 놈들은 안돼"
"너 같은 놈이 지식 자본주의의 부산물이야" 등 상식이하의 비하발언을 서슴지 않았으며 수술실, 의국, 외래 등을 가리지 않고 상습적인 폭행을 해왔다.
심지어는 후배 수련의나 간호사, 환자가 보는 앞에서도 폭언과 폭행을 멈추지 않았다.
고인은 구타로 인해 피멍이 들고 살갖이 벗겨지는 등의 피해를 입어왔다.
자살 며칠 전부터는 "나가 죽어라" "너 원래 있던 병원에 가서 죽어" 등의 언사를 거듭했다.
그리고 고인은 그런 폭언을 들은 지 불과 몇일 후에 원래 근무하던 대림성모병원 근처에서 시신으로 발견이 되었다.
더욱 분노를 자아내는 일은 최종욱교수의 사후 태도이다.
사건이 알려지고 분위기가 술렁대자 최종욱교수는 모든 사태의 책임을 지고 원장직에서도 물러나고 교수직도 사직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불과 하루 이틀 후에 태도를 180도 바꿔 고인이 평소 성격적인 결함이 있다는 등의 망언을 일삼으며 슬그머니 책임을 회피하려 하고 있다.
"여자문제 때문이다" "정신과적인 문제가 있다"는 등의 유언비어도 나돌고 있다.
최종욱교수 자신도 너무도 "뻔뻔스럽게" 아무일 없다는 듯 사태를 무마하고 자신을 정당화 하기 위한 행동을 보여오고 있다.
병원이나 학교쪽에서도 이 사태를 무마하기 위해 형식적으로는 안산병원장에서 직위해제를 했으나 다시 안암병원교수로 보직만 이동시키는 눈가리고 아웅식으로 사태를 틀어막으려 하고 있다.
고대병원의 입장에서 보면 좌절속에서 죽어간 젊은 의사보다는 매년 거액의 병원수익을 담당하고 있는 최종욱교수를 택한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고대병원은 마치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잠잠하기만 하다.
누구도 이 사태에 책임을 지려 하고 있지 않으며 바로 옆에 있던 고인의 동료들마저도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없이 이 사건은 그냥 묻혀져 가고 있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제자를 죽음으로 내몬 교수는 내일도 환자를 진료할 것이고 모든 사람들의 뇌리속에서 이 사건은 지워져 갈 것이다.
이번 사건은 대한민국 병원수련교육의 현주소와 미래를 보는 것 같다.
좌절감과 패배감으로 죽어간 젊은 의사, 그리고 그 죽음을 뻔히 지켜보면서도 어찌하지 못하는 동료 전공의들, 의학적 한계가 안고 있는 불치병보다 더욱 치료하기 힘든 병폐가 바로 우리들의 병원인 것이다.
최종욱교수는 현재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후배의사를 두번 죽이는 행동을 즉각 중지하고 책임감있는 태도를 보여주기를 바란다.
제자가 병원밖에서 사고로 사망한다 해도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야 할 교수가 상당한 부분 자신으로 인해 빚어진 이런 비극을 보면서도 고인을 욕보이면서 까지 스스로를
옹호하는데 급급하다면 이건 교수이기 이전에 인간성을 평가받아야 하는 문제이다.
이런 교수는 교단에 있을 자격이 없다.
이런 의사는 진료실에서 환자를 볼 자격이 없다.
최종욱교수는 교수직과 의사직을 포기해야 한다.
지금도 수련병원의 역군으로 진료의 최일선에서 온갖 궂은 일을 도맡아하고 있는 모든 전공의들에게 무한한 동료애를 느낀다. 그리고 그 중 한 사람을 세상의 저 편으로 보낸 지금 마음이 찢어지도록 괴로움을 느낀다.
그리고 이러한 환경에 한마디 비명도 낼 수 없는 전공의들의 처지가 미치도록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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