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학과 교수들의 추태와 폭력
[대학생 장보고 체험단 교수추태 파문] 향락·유흥·폭행…‘요지
경 師道’
‘무역현장의 실체를 몸소 체험한다’며 중국으로 향했던 ‘전국
대학생 장보고 무역현장 체험단’ 인솔 교수진이 현지에서 음주 향
락과 학생 폭행 등 각종 추태를 벌인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무역학회 주최로 지난 10∼17일 중국을 방문하고 귀국한 5개 대학
무역학과 학생 등 338명 규모의 실습 참가단 사이에서는 “당초 기
대와 딴판으로 시간만 낭비하고 돌아왔다”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세계 속으로 다가 가는 중국의 실체를 파악한다’는 명분으로 결
성된 체험단은 일주일간 중국 현지에 머물며 ‘2001년 한국 방문
의 해를 맞이한 한국홍보사절단’ 역할도 자임했다. 그러나 인솔
교수와 행사 진행 여행사 등 운영진측의 무사안일하고 무책임한 태
도로 ‘교수진의 유흥투어’가 되고 말았다는 지적이다.
지난 10일 인천항을 출발,중국으로 향하는 선상과 주 체류지인 베
이징 등에서 예정됐던 교수진의 무역 특강은 유명무실했다. 제대
로 된 특강 장소도 마련되지 않아 형식적으로 진행됐다.
참가 학생들에 따르면 베이징에 도착해서도 교수 등 인솔책임자
중 일부는 학생관리는 뒷전으로 미루고 술판 벌이기에 급급했다.
체험단원 C양(21·A대)은 “일부 남녀 학생들은 밤새 술을 마시고
아무렇지도 않게 혼숙을 했다. 특히 이성친구와 함께 온 학생들은
신혼부부나 다름없었다”고 털어놓았다.
행사를 진행한 Q여행사에 따르면,지난 12일 교수들은 여행사에 뒷
돈 500만원을 요구했다. 현지에서 “교수들이 돈까지 달란다”며
어처구니없어 하던 이 여행사 직원 Y씨는 귀국 후 “내가 언제 그
런 말을 했느냐.절대 그런 적 없다”며 흥분했다.
같은 여행사의 L씨는 “그런 말이 들리긴 했지만 사실 여부를 확인
해 줄 수 없다”며 입을 닫았다. 인솔교수 중 한 명인 L교수는
“떠나기에 앞서 초빙된 강사비와 학생들에게 나눠준 책자비 명목
으로 돈 얘기가 오간 것”이라며 “500만원 얘기는 와전된 듯하
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현장실습비용 중 일정액을 ‘가
이드 팁’으로 내주는 과정에서 불만을 제기하는 등 일정 내내 돈
관련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13일 자정을 넘긴 시간에 베이징의 호화 나이트클럽인 ‘바나나클
럽’에서는 교수들의 질펀한 술자리가 벌어졌다. 당시 교수들과 동
석했던 여행사 직원은 “그런 일은 없었다. 우리가 언제 교수들과
어울리며 놀았느냐”며 부인했다. 말을 바꾼 이 직원은 술자리 다
음날 “(교수들과) 새벽까지 놀았다”고 학생들에게 귀띔했던 사람
이다.
학생들의 숙소 인근 가라오케에서 술을 마시던 일부 교수들은 조
교 등에게 “여학생을 불러오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한국에서
온 친구를 만나러 호텔 근처에 온 유학생 P양(21)은 “술에 취한
모대학 무역학과 조교가 호텔 부근에 있던 내게 다가와 ‘교수님들
이 젊은 여자를 찾는다’며 팔목을 잡고 술집으로 갈 것을 요구했
다”면서 “주변의 남학생들이 말리지 않았다면 무슨 봉변을 당했
을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고 고백했다. 당시 그 가라오케에서
술을 마신 것으로 확인된 L교수는 “우리는 그런 짓을 시킨 적이
없다. 조교가 혼자서 술에 취해 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술에 취한 교수들은 특정 학생에게 주먹도 휘둘렀다. 14일 새벽 2
시쯤 교수들의 호출을 받고 가라오케로 불려간 대학생 C군(24)을
향해 K씨(D연구소장)는 “너희들이 어디서 건방을 떠냐” “이 싸
가지 없는 ××”라고 욕설을 퍼부으며 C군의 얼굴을 4∼5차례 폭
행했다. 동료 대학생 K군(25)이 항의하자 K씨는 “건방진 놈은 맞
아야 해. 내가 때렸다. 어쩔래”라며 폭행사실을 시인했다. 그런
데 폭행 이틀 후 K씨는 “격려 차원에서 밀쳤을 뿐 전혀 다른 감정
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Q여행사 S이사는 “외국까지 가서 교수들이 학생관리는 안하고 매
일 밤 술자리를 벌인 것 자체가 잘못이다. 이러한 사실을 한국에
있는 학생 부모들이 알면 얼마나 불안하겠느냐고 교수들에게 충분
한 항의 표시를 했다”고 밝혔다.
### 스포츠 투데이에서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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