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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바리에 의해 망가지는 민통선

민통선은 여전히 군부대의 성역이었다. 육군 1군단 훈련장 폐기물 매립으로 전군이 쓰레기와의 전쟁을 벌여도 민통선 군부대는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지구의 날'인 22일 경기 파주시 진동면 반정리와 초리 경계지점. 나즈막한 산 위에 비룡부대가 앉아 있다. 그 밑에 흙으로 슬쩍 덮은 웅덩이를 파헤치니 썩은 음식물 냄새가 코를 찌른다. 군복, 벨트, 장갑, 속내의 등 군용쓰레기가 쏟아져 나왔다. 뜯지도 않은 전투식량과 재활용이 가능한 쓰레기들이 불과 1m도 파들어가지 않았는데 불거져 나왔다. 상태를 보니 최근에 매립한 쓰레기들이다. 쓰레기 종량제 봉투도 묻혀 있다.

산 윗쪽으로 비스듬히 올라가니 예전부터 묻어온 흔적이 여기저기 발견됐다. 웅덩이를 파 쓰레기를 매립하고 다 차면 그 옆에 또 웅덩이를 파서 매립하는 식으로 그 길이가 약 100여 미터에 이른다.

이 곳에서 약 2km 북쪽 방향으로 올라가니 폐허가 된 군부대가 나타났다. 건물이 무너져내려 마치 쓰레기장을 방불케 했다. 화장실 아래 골짜기에 쓰레기가 매립된 것이 확인됐다. 민통선에는 폐허 부대가 곳곳에 널려 있다. 환경오염이 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폐허가 된 부대는 이전할 때 각종 쓰레기를 매립하고 떠나 환경 오염이 심각한 상태다.

임진강 초평도 앞 진동면 동파리. 시커멓게 썩은 폐수가 악취를 풍기며 임진강으로 흘러들고 있다. '승진교' 아래로 흐르는 이 폐수는 전진부대에서 나오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수구가 임진강과 불과 100여 미터 정도 떨어져 있다. 썩은 폐수 위로 검푸른 이끼가 두껍게 끼어 있다. 함께 동행한 환경단체관계자가 막대기로 바닥을 휘저으니 이끼가 부글부글 끓어오르며 시커먼 부유물이 떠올랐다.

지난 3월 수백여 톤의 쓰레기를 불법 투기해 말썽이 됐던 전진부대 옛 연대 건물 10여 동 곳곳이 반파가 된 채 흉물스럽게 남아 있다. 아름드리 나무가 잘려나갔는가 하면 취사장과 매점이 있던 곳에는 매립된 흔적이 역력하다. 또 연병장에는 수백여 톤의 건축폐기물과 고철, 그리고 군화와 피복 등이 쌓여져 있다.

환경단체측은 "사용하지 않는 부대에 대한 정밀조사가 필요하다" 또 "군부대의 하수처리와 쓰레기 배출 방법 등 종합적인 환경대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민통선이 살아날 수 있다"고 말하고 "국방부에 공동조사를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하니리포터 이용남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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