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조직폭력배와 국세청 공무원들 간의 ‘금품과 향응’을 매개로 한부적절한 유착관계를 조사한 경기지방경찰청에는 때아닌 국세청 공무원들이북적거렸다. 전·현직 국세청 직원 10여명이 줄줄이 조사를 받으러 나왔다.
또 경찰의 수사 발표가 있던 지난 12일에는 국세청 간부들의 초조한 모습도여러곳에서 목격됐다.
경찰이 7개월 간의 끈질긴 내사 끝에 적발한 이번 사건의 이면에는 세금 감면청탁이 고리로 작용했다.
합법적인 사업을 통해 조직자금을 마련하려는 경기 안양의 폭력조직 신인덕원파두목 이아무개(39)씨는 “왜 다른 사람 명의로 업소를 운영하느냐”는 세무서 쪽의지적을 받자 고민에 빠진다. 그는 세무소 쪽과 선을 댈만한 사람을 찾았고, 마침내인근의 한 호텔 사장으로부터 세무서 직원들을 소개받았다.
그는 이렇게 만난 국세청 직원들을 상대로 향응을 베풀었다. 여기에는 돼지1마리를 비롯해, 양주와 고스톱 비용, 그리고 이른바 2차로 불리는 ‘성상납’도끼어있었다는게 이들을 조사한 경찰 쪽의 설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10여명의 공무원 중 일부는 돈받은 사실만 시인했고 일부는성상납 부분만 시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은 “일부 공무원 조사 과정에서조폭 두목이 한 공무원에게는 1년여간 집으로 전화했던 점으로 미루어 상당 기간관계가 계속된 것 같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들을 전원 불구속 입건하고 수사를계속하고 있다.
국세청 직원들과 조직폭력배 사이의 이런 ‘부적절한 관계’는 한때 자정을다짐했던 세무공무원들의 선언을 무색하게 하는 것이다.
게다가 이 사건 발생 뒤 일부 국세청 간부들이 보인 모습은 실망스럽다. 수사결과 발표 당일, 경기지방경찰청을 방문한 국세청 간부들을 만났던 한 경찰 간부는“성상납 부분이 언론에 보도되지 않도록 도와달라는 부탁을 해왔다”면서“그렇지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혀를 찼다.
언론보도를 걱정하기 앞서 스스로의 일그러진 모습을 먼저 되돌아보기를 국세청에권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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