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어제 들어온 제보 > 현대건설은 깡패다!!

현대건설 재개발에 조폭동원 강제로 주민 몰아내

최근 서울경찰청이 대대적인 재개발과 재건축비리를 수사해 무려 46명을 구속하고 256명을 입건했는데도 재개발을 둘러싼 잡음과 시공사 선정과정에서의 의혹 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본지 경찰팀 강준구 기자가 잠입 취재한 서울 신정동 재개발조합 총회 현장은 이권 앞에서는 수사기관의 수사도 언론 고발도 아무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생생하게 보여줬다. 14일 오후 7시 서울 신정동의 한 교회 앞.

아파트 단지의 시공사를 결정하는 주민총회를 앞두고 동네 주민 70여명과 검은 양복을 입은 10여명의 경비용역업체 직원들과의 몸싸움이 한창이었다.

총회를 저지하려는 주민들은 총회장에 입장하려는 사람들을 향해 “얼마나 받았길래 여기에 들어가려고 하느냐”며 제지했다. 또 용역업체 직원들에게 “우리 동네에 들어설 아파트 우리가 결정하겠다는데 당신들이 왜 막는거야”라며 거칠게 항의했다.

1시간여 동안 교회 밖에서 주민들이 시위와 몸싸움을 벌이는 사이 501명의 조합원 중 95명이 참석한 가운데 총회가 시작됐고 부재자의 서명결의서를 포함해 255명의 찬성으로 30여분만에 현대건설이 재개발 시공사로 낙점됐다.

그러나 시위를 벌이던 주민들은 “나는 속아서 서명결의서를 냈다. 총회는 무효다”라고 흥분했으며,일부는 “위원장 집으로 쳐들어가자”고 외치는 등 거세게 반발했다.

이 지역은 지난해 7월 서울시 재개발 기본계획안에 의해 2단계 개발구역으로 선정된 곳. 밤 늦게까지 이어진 주민 대책회의에서는 애초 도급 1순위로 결정된 삼성물산을 제쳐두고 주민 동의없이 재개발설립추진위원회가 독단적으로 현대건설을 밀었다는 것이 핵심 사안이었다.

주민들에 따르면 추진위원장 이모씨와 부위원장 김모씨는 지난달 24일 공개 입찰 공고문을 내고 건설사를 대상으로 현장설명회를 한 후 지난 1일까지 입찰제안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그러나 현장설명회에 참여한 삼성물산은 4일간의 촉박한 일정에 난색을 표명했고 결국 2순위와 3순위 업체인 현대건설과 대우건설만 제안서를 제출했다.

이에 추진위원회의 감사와 총무 등 다수 위원들은 위원장의 무리한 일정 요구로 삼성이 제외됐다면서 지난 4일 임시 긴급회의를 열고 입찰 공고의 무효와 부위원장의 해임안을 가결했다. 그러나 위원장과 부위원장은 이를 무시하고 주민총회를 강행,제안서를 제출한 대우건설이 불참한 가운데 결국 현대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했다.

현대건설측은 “이미 정보가 다 공개된 상태이기 때문에 재개발에 참여하려는 업체는 미리 가이드라인을 짜놓기 마련”이라며 “우리가 추진위측에서 미리 연락을 받고 준비를 했다거나 모종의 거래가 있다는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주민들은 또 공사비가 현대측이 수주한 다른 지역에 비해 비싸게 책정된 점도 단독입찰을 확신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한 주민은 “현대건설이 주민 수십명을 데리고 모델하우스를 구경시킨 후 식사와 선물을 제공하고 대신 서명결의서를 받아갔다”고 주장했다. 조합간부들의 독단에 따른 주민들의 거친 항의는 이 지역 재개발 사업의 미래를 보는 듯했다.

강준구기자 [email protected] 799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