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어제 들어온 제보 > 서울지검 서부지청의 부패

나는 송광식검찰청장입니다

검사가 경찰 감찰관이냐?

검사는 경찰에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국민일보] 2003-01-16 [현장기자] 서부지청의 군색한 변명 (펌)

“중요한 공문은 소지하고 있는 도장을 사용한다. 이번 것은 실무직원이 검사 명의의 막도장을 사용한 것이다”
서울지검 서부지청은 마포, 서대문, 서부, 은평, 용산서 등 5개 관할 경찰서 과장급 이상 간부의 명단과 직책, 나이, 특이 사항을 요구했다는 보도가 파문을 일으키자 15일 이같이 해명했다. 나아가 서부지청은 그 문서가 공문이 아니라 실무직원의 개인편지라는 점도 강조했다.

하지만 서부지청의 설명은 설득력이 약해 보인다. 먼저 수사권 독립 문제를 둘러싸고 검·경이 갈등을 보이는 민감한 시기에 이 문건이 아무런 문제 없이 받아들여질 것으로 생각했다는 것 자체가 이해되지 않는다. 특히 경찰이 수사권 독립을 골자로 하는 내용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보고하는 날 이런 공문을 보낸 것이 문제를 확대시킬 것이라는 걸 몰랐다는 것은 너무 안이하다는 생각이다.

또 실무직원이 자의적으로 검사의 도장을 사용해 공문을 보냈다는 주장에는 말문이 막힌다. 서부지청의 주장이 타당성을 가지려면 개인 편지에 실무직원의 도장을 찍어 보냈어야지 검사의 도장을 찍어야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서부지청의 한 관계자는 “경찰 간부의 인사철에 맞춰 간부 명단을 작성하는 게 관례였다”면서 “이것이 이렇게 문제가 될 줄 몰랐다”고 말했다. 서부지청 관계자들은 이 문제가 검찰의 경찰에 대한 손보기 차원에서 다뤄지는 것은 절대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렇지만 공문을 받은 경찰의 생각은 상당히 다르다. 이례적인 공문을 보내 수사분야가 아닌 경무, 정보, 경비, 방범 등의 간부 프로필을 요구하는 것은 뭔가 다른 뜻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서부경찰서는 자료 제출 마감일인 15일 서부지청에 직접 전화를 걸어 간부의 특이 사항을 어디까지 적어야 하는지를 문의했을 정도다.
한 경찰 간부는 “민감한 시기에 경찰을 무시하는 듯한 행위를 한 것 같아 기분이 나빴다”면서 “다음부터는 이렇게 일처리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사권 독립을 둘러싸고 검·경의 갈등이 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발생한 이번 일에 대해 서부지청이 해명한 것을 보면 아직도 경찰을 수사의 동반자가 아닌 종속물로 보는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안타까울 뿐이다.

이제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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