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손대성이라는 사람입니다.
현재 SF 판타지 소설을 쓰고 있는데,
사는 곳은 서울이지만 고향은 마산입니다.
어머니께서 병원에 입원하시는 바람에 서울에서 마산으로 내려와 간호겸 글을 쓰고 있었는데...
이틀 전에 아파트 도시가스 배관을 타고 올라온 좀도둑이 8년 동안 제대로 된 직장을 포기한 채
써왔던 글이 담긴 노트북을 그만 훔쳐가고 말았습니다.
잠시 서울에 올라가 있는 사이 그런 일이 발생했는데, 정말 하늘이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배고픔에 허덕이고 돈 없는 설움을 참아가며 오직 한 작품에만 매달려 왔건만...
좀 도둑이 노트북을 훔쳐가는 바람에 저의 인생을 송두리째 앗아가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확실한 증거가 있는데도 잡지 못한다는데 그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어제 증거 검시관이 왔었습니다.
발자국이 확실히 남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말을 하더군요. 찾기 힘들거라고. 제가 그래서 8년 동안 공들여온 소설이 들어 있다고 하니까,
이 분의 말씀이 저의 가슴을 한 번 더 발기 발기 찢고 말았습니다.
일기장을 잃어버린 여성이 자신에게는 가장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꼭 찾아 달라는 경우도 있다는 비유를
하더군요. 그 순간 전 너무 암담하고 영원히 찾을 수 없다는 걸 알았습니다.
하지만 범인들은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에 머리를 약간 노란색으로 염색한 청년입니다.
2달 전 부터 주변을 서성대는 청년이 한 명 있었습니다.
피자 배달 오토바이, 빨간색에 뒤에는 피자 배달통이 아닌 일반 오토바이 뒤에 달고 다니는
빨간 통을 달고 다니는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이 청년은 피자 배달 전단지를 붙여 놓고는 전단지를 떼지 않으면 밤에 와서는 벨을 누른 적이 있었습니다.
저의 어머니께서 인터폰을 받자 하는 말이 피자를 시키지 않았냐고 했다고 했습니다.
밤 11시 20분에 피자를 시킨다?
그 전에는 이 청년으로 보이는 사람이 저희 어머니께서 현관문을 열어 놓고 있는데,
한 청년이 몰래 불쑥 안으로 들어온 청년이 있었습니다.
어머니께서 놀라서 누구냐고 물어보니 피자판을 들고 피자 시키지 않았냐고 했다고 했었습니다.
저의 어머니께서는 그 청년의 인상착의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한가지 더 있습니다.
한달전에 한 청년이 아파트 맞은편 2층 집에 올라가서는 피자판을 들고 서성대고 있었습니다.
그때 빨간색 50cc 오토바이가 그 집 앞에 서 있었습니다.
피자를 시켰다면 문을 두들기면 될 것이지 왜 서성대는지.
그 청년은 제 눈치를 보더군요.
제가 어머니에게서 피자 청년에 대한 얘기를 들었던 터라 의심스런 눈초리로 쳐다보니,
그 청년이 어색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그 집에서 피자를 시켰는지 안시켰는지 알아보면 그 청년이 도둑인지 아닌지 알 수 있는데,
저의 집에 왔던 경찰관을 그런 사실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을 두고 있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범인은 20대 초반입니다.
빨간 통이 달린 빨간색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며 어머니 말을 빌리자면 곱상한 얼굴을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너무 억울한 나머지 발품을 팔아가며 있을 법한 동네를 이틀 동안이나 돌아다녀봤습니다.
정말 지금은 희망을 잃고 말았습니다.
범인은 찾을 수 있는 확실한 물증이 있는데도 잡지 못한다면 경찰은 왜 존재하는 거죠?
그 검시관말이 하루에 50건씩 도난 사건이 발생하기 때문에 찾기 힘들거라고 하더군요.
하루에 50건씩 도난 사건이 일어난다면 과연 그게 치안이 올바른 도시일까요?
정말 한숨 밖에 나지 않고 분통이 터져 삼일동안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도와주십시오.
범인이 확실한데, 잡지 못한다면 놈들은 또다시 범죄 장소를 물색하러 다닐 겁니다.
피자 전단지에 적힌 곳을 탐문하다보면 뭔가 나오지 않을까요?
완전히 영화 빈집을 모방한 범죄입니다.
아울러 전단지를 붙이지 못하게 하는 법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요?
경찰이 그런 전단지를 떼야만 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는 말을 할 정도니 이건 맛이 간 행정 아닌가요?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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