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자회사 기은캐피탈의 감사 임기가 3월 28일로 만료됨에 따라 자회사의 건전경영을 담보하는 후임 인사에 거는 기대가 지대하다. 하지만 재경부 출신이나 정치권의 입김에 의한 인사가 거론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며 우리는 자회사 임원자리 마저도 정치권의 나눠 먹기식 인사로 유린되려 한다는 사실에 참으로 개탄스러움을 금할 수 없다. 기은캐피탈도 국책금융기관인 기업은행의 자회사로서 금융공기업이라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공기업 자회사의 감사까지도 정치권의 외압으로 임명된다면 결코 시장에서 신뢰받을 수 없을 것이며 일반적 상식에 어긋나는 인사로 책임경영에 의한 자회사의 건전한 발전을 결코 희망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자회사 임원 선임을 둘러싼 이러한 잡음과 우려를 접하며 경영진의 무소신, 무사안일 한 경영행태에 대해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경영진은 이러한 소문이 거론되고 있음에도 지금까지 침묵으로 일관하는 저의가 무엇인가? 임명권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의 외압인사를 “어쩔 수 없다”는 식의 궁색한 논리와, 단지 “자회사”라는 이유로 주워진 권리를 책임있게 행사하지 못한다면 직원들은 결코 경영진을 신뢰할 수 없을 것이며 취임후 1개월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비상식적인 정치권의 외압을 수용한다면 자회사를 포함한 기업은행을 이끌어갈 유능한 CEO로 평가되기보다 책임을 방기한 경영자라는 불명예를 얻을 것이다.
우리는 자회사의 부실경영이 자회사만의 책임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시장의 사례를 비일비재 하게 목격해 왔다. 실례로 과거 자회사의 부실경영으로 인한 3,500억의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아 결국 3,000여명의 동고동락(同苦同樂)하던 동료들을 떠나보내야 했던, 다시는 있어서는 안될 뼈아픈 경험을 가지고 있기에 자회사 임원인사가 재경부 출신의 자리 만들기나, 정치권 외압인사로 이어져서는 결코 안된다고 강력히 주장하는 바이다.
따라서 기은캐피탈의 감사선임은 자회사 발전에 헌신할 수 있는 인사를 임명하여 기은캐피탈의 건전한 경영을 견인할 수 있도록 보장해 주어야 하며 이러한 역할은 다름 아닌 대주주로서 은행장의 몫인 것을 명백히 인식하고 어떠한 외압이 있을지언정 당당히 맞서기를 강력히 요구한다. 이는 자회사 임원인사 마저도 정치권의 외압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면 이를 빌미로 하여 향후 여타 자회사 임원인사 뿐만 아니라 은행 임원인사 까지도 외압에 의해 낙하산 인사가 당연시 되는 안타까운 결과를 초래할 것이 심히 우려되기 때문이다.
또한 재경부나 정치권에서도 금융공기업인 자회사 임원마저 자신들의 나눠먹기식 보은인사 자리로 이용하려는 저의와 이러한 음모를 관철시키려는 비상식적인 압력행사를 당장 철회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는 바이다.
우리는 이러한 요구가 상식에 기초한 최소한의 정당한 요구이며, 전직원의 희망과 의지의 선언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따라서 경영진은 정당한 시장논리와 직원의 민심을 인식하고 정치권의 부당한 간섭과 압력에 맞서 책임경영을 당당히 지켜나갈 것을 강력히 요구하는 바이다.
노동조합은 부당한 인사와 무소신한 경영에 대해 결코 좌시 하지 않을 것이며 이로 인한 파행은 정부와 임명권자인 경영진에 있음을 다시 한번 강력히 주장한다.
2007. 3. 27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기업은행지부 위원장 김형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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