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술의 주인은 국민이다. 국민은 다양한 의료 방법과 다양한 의료 정보 속에
자기 자신의 질병을 고칠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 그리고 법은
그러한 국민의 권리를 보장해야 하며, 한 치의 제한이라도 있어서는 안 된다.
그런데 이 땅의 법은 과연 그러한가? 이 땅의 법은 의료법을 앞세워 국민이
의료인과 의료 방법을 한정적으로 선택하도록 강요하고 있다. 즉 우리의
의료법 제2조를 보게 되면 의료인의 범위를 양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조산사,
간호사로 한정하고 있다. 그리고 시술(施術)은 양의사, 치과의사, 한의사만
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따라서 이땅의 법은 의료법을 앞세워 국민이 의료인과 의료 방법을 제한적으로
선택하도록 강요하고 있다. 이것이 과연 국민을 위한 법인지, 아니면 특정 의료
인들을 보호하기 위한 법인지 반문해 보지 않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하겠다.
물론, 혹자는 의술은 생명에 관련된 것이라 특정 의료인에게 맡겨야지 아무나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이런 명분이 의료인과 의료 방법을 법으로 한정하여
국민에게 선택을 강요하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하겠다.
그런데 법으로 규정하여 의술을 특정인에게 독점하도록 맡긴 결과가 어떠한가?
과연 이 땅의 소중한 생명은 잘 지켜지고 있는 것인가? 또 의료 서비스의 품질은
향상되고 있는 것인가?
통계청이 발표한 <사망 원인별 통계 연보>를 보게 되면은, 우리나라의 암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1983년 26,634명, 1988년 34,657명, 1993년 46,689명, 1998년 51,
449명, 2003년 64,322명으로 매년 급증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당뇨병으로 인한
사망자 수 역시 1983년 1,591명, 1988년 2,573명, 1993년 6,864명, 1998년 9,791명,
2003년 12,100명 등으로 급증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앞으로 2020년이 되면 성인 3명 중 1명은 당뇨병 환자가 되고, 4명 중 1명은
고혈압 환자가 될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더욱 암담한 것은 한 번 당뇨병이나
고혈압이 되면 헤어날 길이 없이 인슐린이나 혈압 강하제 등을 무덤에 들어갈
때까지 평생 먹어야 한다고 한다.
이처럼 의술은 생명에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특정 의료인에게만 맡겨야 한다고
해서 맡겨 봤지만, 우리의 소중한 생명은 제대로 지켜지고 있다고 볼 수가 없지
않은가? 이것은 우리 보건 정책이 실패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 할 수가
있다.
또 의료 서비스의 품질은 어떠한가? 우리나라의 화학 항생제 사용률은 세계에서
최고의 위치를 점하고 있고, 또 제왕절개 분만률 역시 세계에서 최고 위치를 다툴
정도라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세균조차 이겨내지 못할 만큼의 내성이 약한
민족도 아니고, 우리나라 젊은 여성들이 자연 분만조차도 하지 못할 정도의 나약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고려해 본다면, 이런 사태는 특정인들이 의술을 독점함으로써
나타나는 전횡(專橫)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점들을 통찰해 본다면, 국민들에게 몇 가지 특정 의술들만 선택하도록 강요
하고 있는 현행 의료법과 의료 정책 등은 반드시 재고되어야만 할 것이다.
또 의료 수가 대상을 거의 양의학 일변도로 시행하여, 국민들에게 반강제적으로
양의학적 시술(施術)을 선택하도록 하는 현행 의료보험 정책도 반드시 재고되
어야만 할 것이다.
그리고 침술법(침술사), 뜸요법(뜸술사), 부항요법(부항요법사), 지압법(안마사),
접골법(접골사), 기공법(기공사), 기타 우리의 전통 의술에서 면면히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각종 민간요법과 자연치유법 등, 미래의 대안의학(보완의학)
으로서도 전혀 손색이 없고, 효능 또한 매우 좋고 부작용이 거의 없어 국민들의
건강을 해치지도 않고 질병 치료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의료 방법들을 인정
하고 관련 전문인들에게 의료법의 문을 개방해 줘야 한다. 그래서 모든 국민들이
다양한 의료적 방법과 다양한 의료인들을 선택하도록 길을 열어 줘야 한다.
그것이 바로 국민을 위한 의료법이라 할 수가 있는 것이다.
물론, 혹자는 인공 화학적인 서양 의술을 최첨단 의술이라고 주장하면서 고도로
발달된 의술도 못 고치는 질병을 어떻게 다른 의술이 고칠 수가 있느냐고 말하기도
한다. 또 의료인의 범위를 확대하면 의료 시장이 문란해져 우리 국민들만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고 강변하기도 한다.
하지만 오늘날 전 세계적인 의료의 흐름은 인공 화학적인 서양 의술의 한계를
벗어나 새로운 치료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사람이 자연의 일부인
이상 인공 화학적인 방법보다는 결국은 자연의 원리에 입각한 의술에서 그 해답을
찾아야 바람직할 것이다. 그리고 다양한 의술 방법의 세계 의료 시장 진입에 대한
우려도 가까운 중국의 예를 보면 기우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중국은 1949년 모택동이 정권을 잡자 당시 열악한 국가 재정 상황 속에서 약 5억
명에 달하는 국민들의 의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가의 비용이 들고 부작용과
위험 부담 등이 큰 서양 의술 대신에, 부작용도 적고 인체를 위해할 위험 부담도
적은 침(鍼), 뜸(灸), 부항(附缸), 약초, 기공, 민간요법 등, 전통 대대로 내려온
자국의 모든 의술적 방법에 대하여 의료 능력을 가진 사람이면, 그 누구를 가리지
않고 아픈 사람들을 치료하라고 의료 시장을 개방하였다.
(그럼 여기에 '등소평'이 한 말을 적어 본다: "문제는 꿩 잡는 것이 매라고 했으며,
면허가 있는 의사라 할지라도 병 못 고치는 의사는 의가가 아니며, 의사 면허가
없는 사람일지라도 병 잘 고치는 사람이 진짜 의사다."라고 집권 당시 '등소평'이
천명했었다.) 그 결과 오늘날 중국 인구가 13억 명에 달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
듯이 당시 인구 5억 명에 달하는 자국민들의 의료 문제를 아무 이상없이 해결
하였다.
나아가 자국에서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다양한 의술 방법들을 분출시킨 결과,
자연요법에 대한 엄청난 의학 자산들을 축적하게 되어, 자연의학(대안의학;
보완의학)으로 의료의 중심이 서서히 이동하고 있는 오늘날 전 세계의 자연
의학 시장을 주도하고 석권(席捲)하고 있지 않는가?
이러한 중국의 사례는 우리에게 시사(示唆)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하겠다.
우리나라도 반만년 민족의 역사를 통해 중국 못지 않게 침(鍼), 뜸(灸), 부항
(附缸), 약초, 민간요법 등 다양한 자연요법들을 우리 삶 속에 축적해 왔다.
이런 우리 배달민족에게 하늘이 내려준 천혜(天惠)의 자원과 자산인 다양한
의술적 방법과 치료법들을 더 이상 막아서는 안 될 것이다. 중국처럼 모든
국민들의 의료에 기여하게 하고, 분출하게 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나라 모든
국민들을 위한 길이요, 국가를 위한 길이다.
어쨌든 21세기는 전 세계 시장이 개방되게 되어 있다. 이러한 시장 개방의
시대를 맞아 우리가 20세기처럼 다른 나라의 의료 소비 시장으로 전락되지
않으려면, 우리만의 고유한 의학 자산이 풍부하게 있어야 한다. 그래야 열린
전 세계 시장으로 뻗어갈 수 있고 살아남을 수가 있다. 더 이상, 의료법과
의료 정책 등이 그 일을 함에 있어서 방해물이 되지 않도록, 보건 당국과
위정자들 모두는 현행 의료 제도와 의료 정책에 대하여 거시적(巨視的)
안목과 소명(召命) 의식을 가지고 시급히 재정비해 줄 것을 촉구는 바이다.
자연의학연구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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