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 보너스 카드 회원 1100여만명분의 개인정보가 콤팩트 디스크(CD)에 담겨 유출돼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단일 건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의 개인정보 유출이다. 경찰도 수사에 착수했다.
5일 경찰과 GS칼텍스측에 따르면 최근 서울 강남구 유흥가 쓰레기통에서 1107만여명의 개인정보가 담긴 CD 2장이 버려진 채 발견됐다. 해당 CD의 'GS칼텍스 고객정보'라는 폴더 안에는 76개 엑셀 파일로 1107만여명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주소, 전화번호, 이메일주소 등이 정리돼 있었다. 그 중에는 김형오 국회의장과 정동기 청와대 민정수석, 원세훈 행정안전부 장관, 이상희 국방부 장관, 어청수 경찰청장, 김회선 국가정보원 2차장 등 정·관계 고위 인사의 개인정보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
GS칼텍스 나완배 사장은 이날 서울 역삼동 본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회사 데이터베이스 자료와 문제의 CD 자료를 대조해 현재 70% 정도 작업이 진행됐는데, 거의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고객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경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고객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1107만명은 이 회사 보너스 카드 전체 회원 수 약 1200만명과 비슷한 수준이다. GS칼텍스측은 전날 CD를 입수한 뒤 전산 담당자 등 10여명을 동원해 밤새 확인 작업을 벌였다.
회사측은 유출 경로에 대해 일단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기로 했다. 해킹은 물론 내부자나 외부 협력업체 관계자의 유출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현재 USB나 노트북 등 이동 매체 등은 완벽하게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개인이 작성한 문서가 이동식 매체를 통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사내 네트워크를 통한 정보 유출 흔적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GS칼텍스측에 돈을 노린 협박 전화나 피해 사례 신고는 아직 접수된 게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GS칼텍스는 해당 고객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사실을 알리는 한편 회사 사이트에 고객 정보 유출 사실을 고지하고 사과문도 게재할 방침이다.
수사 의뢰를 받은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CD의 출처와 유출 경위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경찰은 우선 GS칼텍스 본사를 방문해 실무자들을 상대로 고객 정보 관리 현황을 듣고 정보 접근 및 복사가 가능한 내부 인사가 누구인지 등에 대해 확인 작업을 벌였다.
최정욱 모규엽 기자
88349
작성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