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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20 18:29

서울 등 주요도시 지하상가 ‘석면 덩어리’

140개 대형건물 천장재 조사결과 전체 52%가 석면함유자재 사용

용도별로 지하상가(100%), 사업장(90%), 역사와 터미널(83%) 등
지역별로는 대전· 대구(89%), 서울(46%), 진주(33%), 부산(28%)순
석면…폐암 등 유발 1급 발암물질로 EU는 99년부터 사용 전면금지

서울 등 주요도시의 대부분 지하상가가 석면(백석면)이 함유된 건축자재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한국산업안전공단 산업화학물질연구센터 정용현 연구팀이 최근 한국실내환경학회지에 발표한 ‘건축물내 천장재 석면 실태조사 및 특성분석’이라는 논문을 통해 밝혀졌다.

연구팀은 지난 2002년 서울, 대전, 대구, 광주, 부산, 진주 등 전국 주요 6개 도시의 다중이용시설, 제조업 사업장 등 2,000평 이상의 140개 대형건물에 사용된 천장재 등의 건축자재의 석면 사용실태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석면이 포함된 건축자재를 사용한 건물은 73개(52%), 암면(인공 무기섬유로 단열·절연·방음 등을 위하여 건축 및 기기의 재료로서 사용되며 암석섬유(rock fiber)라고도 한다. 주로 보온단열재, 흡음재로 사용된다) 건물은 84개(60%), 그중 석면과 암면이 혼합되어 있는 건물은 17개(12%)로 나타났다.

석면함유건물의 실태를 건축연도별로 살펴보면 1970년대가 조사대상 건물 20개중 석면함유건물 14개, 석면과 암면이 혼합된 건물 1개 등 총 15개(75%)로 가장 많이 나타났다.

용도별로 보면 지하상가(100%), 사업장(90%), 역사와 터미널(83%)에서 석면이 함유된 건축자재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별로는 노후 공단지역의 제조업 사업장을 주로 조사대상으로 했던 대전(89%)과 대구(89%)에서 석면함유건물이 가장 많았으며, 대형건물을 중심으로 조사했던 서울(46%), 부산(28%), 진주(33%)는 비교적 석면함유건물이 적었다.

일반적으로 석면은 내구(耐久), 내화(耐火)성이 뛰어나 전세계적으로 단열재 같은 건축자재용으로 널리 사용됐지만 일단 소량이나마 인체에 흡입되면 8∼45년의 잠복기를 거쳐 폐암과 악성중피종, 석면폐 등을 일으키는 1급 발암물질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유럽연합(EU)은 99년부터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그러나 개별 회원국들은 이보다 앞서 독일의 경우 1993년, 프랑스 1996년, 영국 1999년에 이미 극히 일부를 제외한 모든 종류의 석면사용을 금지해왔다. 미국도 1993년 허용된 제품목록의 모든 용도의 석면사용을 금지해왔고 일본도 지난해 10월부터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석면 6종 중 97년 청석면과 갈석면, 2003년 직섬석과 투각석, 양기석의 수입, 사용을 각각 금지했지만 백석면은 여전히 수입해 주로 건축용 단열재와 절연재, 대형 차량의 브레이크 라이닝 등에 사용되고 있다.

최근 각국의 석면에 대한 규제로 우리나라도 지난해 ‘다중이용시설등의실내공기질법’이 시행되면서 석면에 대한 권고기준을 마련 0.001개/㎤로 규정하고 있고, 노동부 ‘산업안전보건법’에서는 석면을 특정화학물질로 지정, 노출기준을 0.1개/㎤로 규정해 놓고 있다.

그러나 각국의 석면에 대한 잠재적인 위해성을 인정, 전면규제로 가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도 석면사용에 대한 규제 강화와 함께 대체제 개발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강완협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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