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어제 들어온 제보 > [기고] 부끄러운 부산의 매춘정책

윤락녀 넷 중 세 명은 정신분열 직전에 있다. 밤낮 먹고
자고 남자 상대만 되풀이하고 있다.
짐승보다 못한 학대를 받고 있다.
언제까지 이렇게 방치만 할 것인가.

부산의 매춘여성은 인권의 사각지대에서 신음하고 있다.
인간존엄성 말살, 비인간적인 대우를 날마다 경험하고 있다.

부산의 매춘여성은 보건의 사각지대에 있다.
욕망과 본능의 찌꺼기들을 온통 다 받아내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각종 성병감염, 임신, 낙태를 경험하며 AIDS에 노출되어 있다.

부산의 매춘여성은 포주로부터 착취를 당하고 있다.
수입의 절반이상을 빼앗기고, 끊임없는 자책감과 피해의식,
열등감으로 자포자기 상태에 있다.
윤락녀가 된 20대 한 여성의 수첩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1년 이 생활, 목포(99.9.8-9.25) 600회,
진주(99. 10.8-12.9) 1271회, 진주(2000.2.14-5.18) 932회.
2300만원의 빚. 선급금 이자 1390만원, 숙박료 1299만원,
방세 및 식대 1583만원, 병원비 1000만원.

한국의 매춘정책은 정책기능을 상실했다.
현행 윤락행위방지법은 ‘매매춘 전면 금지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완전히 다르게 진행되고 있다.
정부는 향락업소 종사자들에게 보건증을 발급하고 있고,
사실상 준공창제도를 인정하고 있다.
남성들의 책임만 묻고 있기에는 부산의 매춘현실은
너무도 심각하다.

이제 한국의 매춘정책은 ‘제한적 허용주의’로 전환
되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의 통제관리 시스템으로 들어와야 한다. ‘
누가 어디에서 얼마나 성을 파는지 구분할 수 있는 정책을
펴야 한다.
절대적 도덕주의, 감상주의, 페미니즘적 시각으로는
한국의 매춘문화를 해결할 수 없다.
정도가 너무도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기존의 인식과 발상을 뛰어 넘는 새로운 접근방법이 필요하다.

여성계 유림 등 각 사회단체들은 제한적 허용주의(공창제도)의
표현에 거부반응을 일으킨다.
‘여성의 성적 노예화'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정서상의 문제에 얽매일 경우, 한국 매매춘 문제는
영원히 해결되지 않은 채 속으로 계속 곪아 터져 갈 것이다.
실효성도 없는 윤락행위방지법을 계속 끌고 갈 이유가
없다고 본다.

제한적 허용주의는 전략적 비범죄화이다. 지방자치단체가
매춘업소를 직접 운영하는 것이 아니다. 매춘업소에 적극적
으로 개입하여 통제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이러한 전략적 비범죄화를 통한 ‘매춘업소의 체계적인
압박정책’이 지속적으로 펼쳐져야 한다.
바로 이것이 형사정책이 아닌가. 단계별 전략은 지자체별
실태파악, 매춘정책전환, 지자체별 매춘대책 수립-업소 종사자
전산화, 전담부서 운영, 매춘업소 관리, 쉼터확대운영,
정당한 세무조사, 유착고리차단을 들 수 있을 것이다.

결국 부산의 매춘정책은 부산시와 부산 시민들이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닌가. 부산의 매춘문제를 객관적으로 진단하고,
미래지향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에 서 있다.
성숙하고 진지한 토론이 필요하다. 가정의 달에.

하태영/경남대 법행정학부 교수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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