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종로 세운 현대상가 임차인(전대인)협의회 회원 500여 가족
입니다.
우리들에게 너무나 당황스럽고, 억울한 일이 있어, 이렇게 호소합
니다.
우리는 60대 ~ 80대의 고령자가 대부분이고, 많은 분들이 노후를
대비하여, 생계의 수단으로 세운 현대상가에 어렵게 상가를 임차
받아, 생계를 유지하며 생활하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서울시의 도시개발 계획에 의해, 세운상가가 철거되고, 우리의 상
가가 없어지게 되는 일이 발생하게 된 것입니다.
물론 서울시의 계획에 반대할 의사는 전혀 없습니다. 그러나 어떠
한 대책도, 보상도 없으니, 당장 생계수단이 없어지게 되는 우리들
의 입장에서는, 앞이 깜깜하고, 하늘이 무너지는 것과 다름이 없습
니다. 우리 임차인 500여명 중에는 몸이 아파 누워계신 할아버지
를 모시고 월세를 약비로 사용하며 생활하시는 분도 계시고, 공직
생활 퇴직금의 전부를 단지 현대상가라는 브랜드를 보고 투자하
여, 상가를 마련하였으나, 이렇게 없어지게 되어, 노후가 막막한
분도 있을 뿐더러, 안정된 노후를 맞이하기 위해, 전재산을 상가
에 투자해, 월세로 생활하려던 부푼 꿈을 가지고 생활하시는 분도
계신데, 한순간 서울시의 계획에 우리 임차인 500가족의 인생이 뒤
바뀌게 되는 일이 생기게 된 것입니다.
우리는 없는 것을 달라는 게 아닙니다. 그동안 우리들은 월세로 생
계를 유지하며, 그동안 세운 현대상가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였고,
세운 현대상가가 오늘날의 상권에 이르기까지, 우리들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그만큼 우리들
은 평생을 이곳에서 생활하며 살아가게 될 거라고 믿고 있었는
데….
우리는 작은 힘을 모아, 우리들의 이러한 힘든 상황을 도와달라고
여러 번 호소하였지만, 작고 힘이 없는 우리들의 의견은 조금도 받
아들여지지 않았고, 상황은 점점 악화되어 가고 있는 지금,
다시 한 번 우리 500여 가족의 생계를 위해, 간곡히 도움을 요청하
는 바입니다.
길가다 쓰레기만 주워도 취로사업으로 인정해주는 요즘, 부디 저희
들이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도
록, 그리고 앞으로도 열심히 살아갈 수 있도록 저희들의 요청을
저 버리지 마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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