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월 27일 (토) 09:30 경향신문
‘석궁테러’ 우발적 범행?…피습판사 “기억나지 않는다”
현직 판사 석궁 피습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난감해하고 있다. 경찰 조사가 끝나고 검찰에 사건이 송치된 뒤 피해자인 박홍우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가 갑자기 진술을 바꿨기 때문이다.
경찰 조사 단계에서 당시 테러 상황을 상세히 설명했던 박 부장판사는 25일 병원에서 이뤄진 검찰 피해자 조사에서 ‘몸싸움을 벌이다가 어떻게 석궁에 맞았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26일 알려졌다.
박 부장판사에게 석궁을 쏜 김명호 전 성균관대 교수는 지난 18일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됐다. 김씨는 우발적 범행이었고 살해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그렇다면 당시 상황이 우발적이었는지 계획적 의도가 있었는지는 피해자이자 목격자인 박 부장판사의 진술이 가장 중요하다. 피해자의 진술이 바뀐 상황에서 검찰로서는 김씨에 대해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해 기소할 수 있는지 고민되지 않을 수 없다.
검찰은 김씨의 혐의 입증을 위해 당시 석궁의 ‘위력’ 시연까지 해 본 것으로 알려졌다. 삼겹살 등 고기를 겹쳐 싼 뒤 피해자의 옷을 입혀 1.5ｍ 거리에서 석궁을 쏴 본 결과 관통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사건경위와 범행동기, 사망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적용 혐의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김씨는 사법부 불신을 이유로 교수지위 확인소송과 관련, 대법원에 상고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바꿔 지난 24일 대법원에 상고이유서를 접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임종인 의원(무소속)측은 ‘김명호 교수 진상조사 소위원회 구성’을 위한 정식 공문을 2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에게 제출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인숙·이호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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