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어제 들어온 제보 > 지금 영등포구에서는 어떤 일이...?

우리 어린이들을 지켜 주세요

영등포 한 어린이 집 사방이 유흥가...보육사업 육성 거짓말인가?

서울 영등포 소재, 한 어린이집이 9년간 같이 한 아이들과 뿔뿔이 헤어져야
할 위기에 놓였다.

한 어린이의 어머니가 ‘여관골목길속에 피어나는 사랑’이란 제목으로 장문
의 편지제보를 보고 우리나라의 보육사업의 한 부분을 알리고자 취재하기로
했다.

업체선정 심의 과정에서 문제가 된 이 어린이집은 시간연 장반 36명(24시간
아동 14명, 야간보육아동 15명, 방과 후 시간 연장 아동 7명), 장애아통합반
5명, 방과후 보육 16명(시간 연장 아동 7명 포함)등 특수보육시설 지정되어 9
년 동안 위탁 운영하면서 52명의 갓난아기부터 초교5학년까지 돌보고 있었
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 어린이집이 자리한 옆 건물이 온통 유흥업소로 자라나
는 아이들에게는 최악의 환경인 것이다.

어린이집이란 특성상 원장의 소신과 마인드가 중요한 부분으로 작용하기에 3
년마다 재계약이 이뤄지는 영등포 관내에서는 심의에서 부결되면 많은 혼란
이 야기 되는 것이 사실이고 대다수의 학부모들도 종전 업체 이외의 다른 업
체와의 재계약 돼는 것을 꺼려한다고 한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원장을 비롯한 부모, 교사들이 뜻을 모아 열악한 환경을
만회하기 위해 목요일 야간 외출(놀이), 수요일 야간 시장 보기(가게 가는
날), 베개의 날(격주 1회 교사 집에서 함께 지내고 오기), 교사 월급날 각 반
별 외식의 날 운영, 각 교사 중심으로 주 1회 아이들 용돈 주기, 장애아동,
비장애 아동 통합 교육 실시 등으로 지난해 24시간 운영제와 관련하여 구청장
으로부터 모범 교사상 표창을 수상 할 정도였다.

또한 자연 체험 학습 중심 교육육성을 위해 매일 야외 놀이 및 산책, 격주 1
박 2일 자연 학습 캠프 및 어린이 농사짓기 체험(강화도), 주 1회 음악회, 인
형극, 생태 공원 등 현장 학습 진행, 주 1회 세시 풍속놀이 진행, 저소득층
아동과 장애 아동 치료를 위한 후원자 연결 사업, 유기농 오리쌀 및 친 환경
농산물 중심 먹거리 제공, 형식적인 행사 지양(재롱 잔치 등), 혼합 연령반
실시(장애아동 + 4-7세 통합 운영) 등 다양한 방식의 교육이 진행됐다.

이런 어린이집이 심의에서 탈락해 오는 24일 까지 자리를 비워야 한다. 그 이
유가 무엇인지 당연히 의구심이 생긴다.

현재, 이 어린이집은 가족 해체나 생계문제로 24시간 맡겨지는 아이들이 21명
(이혼 가정 아이들 100%), 24시간 운영 문제로 여성부, 서울시와 2년째 의견
대립 중에 있다고 한다.

<문제의 과정>

이에 관해 문제가 된 과정을 면밀히 검토해 본다.

지난 7월 28일, 재위탁 신청서, 위탁체, 어린이집 보육관련 자료를 포함한 89
쪽 불량의 자료집 12권 을 구청에 제출, 9월 13일에는 보육위원회 12인중 3인
이 어린이집 현장 점검(20분간), 9월 14일 에는 재위탁 심의 보육위원 12인
중 10인이 참여한 가운데 위탁체(알리온 선교회) 대표와 시설장(어린이집 원
장)에게 약 20분간 질의하게 된다. 위탁체대표와 시설장이 자리를 나간 후 보
육위원들간의 토론(약 1시간), 각자 채점하여 최고점수와 최저점수를 제외한
나머지 점수의 평균을 계산하여 60점미만으로 재 위탁 부결 처리된다. 보육위
원장(영등포 구청 사회복지 국장)이 재검토를 요구 했으나 몇 위원들의 반대
로 재 위탁 부결 결정된 것이다.

이어 9월 21일, 이 어린이집은 부결에 관한 점수나 설명이 없는 ‘부결’이라
는 두 글자만 쓰인 구청장 명의의 공문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9월 23일에
는 영등포 구청. 소명기회도 주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신규 위탁체 모집 공고
를 했다고 한다.

<학부모들의 주장>

지난 9월 29일 학부모 1차 긴급회의에서 시설장(원장) 사퇴 의사 밝혔지만,
이를 받아 들일 수 없다며 “비록 환경적 요인은 열악하지만 영이 어린이집
에 자녀를 맡기고 있는 자체를 자부심으로 여긴다”고 전함과 아울러 구청의
재 위탁 부결을 받아 들일 수 없다는 판단 하에 자체 계획을 수립하여 행동
에 옮기기로 결의했다.

▶심의 기준, 내용, 채점 결과 공개와 설명
▶보육위원 12명 명단 공개
▶보육위원 재소집(소명 기회)
▶보육위원회 회의 시 학부모, 교사들의 의견이 반
영 될 수 있도록 조례화 제정 등을 요구하며 이를 관철시키기 위해 ▶구청장에게 편지 쓰기
▶시민들에게 재 위탁 부결 반대 서명 받기
▶ 사회 각층 인
사 탄원서 받기
▶구청장 항의 방문
▶청와대앞 1인 시위, 단식 농성, 행정
소송 등을 실행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적>

심의 과정이 내용 중심 보다는 형식적인 측면에서 평가가 이뤄진 것, 보육 3
주체인 어린이, 부모, 교사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것, 부결 판정 후
소명의 기회를 주지 않고 신규 위탁체 모집 공고한 것들은 의구심을 증폭시키
기 충분하다.

더욱 의아한 점은 지난 2002년 영등포 A어린이집의 부결 때도 재심의 기회가
주었고, 올해 4월, 영등포 구립 어린이집 11곳 재 위탁 심의에서도 3곳이 60
점미만으로 부결되었으나, 그 자리에서 재심의가 이루어져 3곳 모두 재 위탁
을 받은 사례가 있었다고 한다.

이에 부모와 교사들이 재 위탁 과정과 심사 기준, 내용, 점수 공개를 요구하
였으나 거부당했다고 한다.

<구청의 입장>

지난 12일 영등포구청 관계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영육아보호법에 따라 구청
장이 위촉한 보육정책의원들로 구성된 심의위원회의 결정은 독립기관으로서
구청과의 아무런 관계가 없으며 이미 결정 난 사안의 번복은 되질 않는다”
고 말했다.

또한, “위원 개개인들의 신상보호차원에서도 정보가 공개 되어서는 안돼며
공개요청서를 접수 받은 시점으로부터 10일 내 일부의 정보를 공개 하겠다”
고 밝혔다.

신규위탁업체공고에 아무런 업체가 입찰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냐는 질문에
“지금까지 그런 사례는 없었고 이에 대한 구체적 준비도 없다”고 답했다.

<구청의 입장에 대한 어린이집의 반박>

- 더 좋은 위탁체와 원장님을 통해 모든 특수보육을 승계해주겠다.

--> 현재 진행되고 있는 특수보육은 약 9년간 관계 기관과의 대립.갈등.협조
등의 우여곡절 끝에 이루어진 것이며 완성본이 아닌 진행형이다. 이는 시설장
과 교사들의 일치된 교육관과 학부모들의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며
앞으로 더욱 완성도 높게 연구되고 실천해 나가야 할 중차대한 사안이다.

원장이 바뀌면 보육이념과 그간의 체계가 조금씩 또는 급작스럽게 바뀌게 됨
은 여러 경험을 통하여 알 수 있으며 이는 익히 상식적이다. 이로 인해 결국
제일 혼란에 빠지게 되는 것은 아이들이며 학부모들이다. 특히 24시간 맡겨지
는 아이들의 경우 영이 어린이집은 단순한 교육 기관이 아니라 제2의 가정이
자 공동체다. 어른들의 이기로 인하여 아이들의 보금자리가 흥정의 대상이 되
거나 위협 받아서는 절대 안 될 것이다.

- 교사들의 고용승계는 100% 보장된다.

--> 현재 영이 어린이집은 원장과 교사, 학부모들의 교육 이념이 일치되어 운
영되고 있다. 특히 원장은 개인이 아니라 어린이집의 체계와 운영, 보육 철학
의 대표성을 띠고 있기에 원장이 바뀐다는 것은 모든 것이 바뀌는 시발점이
되며 대 혼란이 초래 될 것이다.

세 발 자전거의 앞바퀴가 손수레 바퀴로 바뀐다면 자전거는 온전하게 달리지
못하는 기형적인 모습으로 균형 잡힌 자전거의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은 자명하
다. 따라서 교사들의 고용승계는 보육 철학이 무너지는 현시점에서 아무런 의
미가 없는 것이다. 영이 어린이집 교사들은 자리에 연연하는 교사가 아니라
보육이념과 아이들을 지키는 교사이길 바란다.

- 위원회의 결정 사항에 대하여 소명의 기회를 주지 않는다.

--> 보육관련 조례가 존재하지 않아 소명의 기회를 줄 수 없다는 논리는 삼척
동자도 웃고 지나갈 논리다. 조례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방법은 크게 세 가지
원칙에서 찾을 수 있다. 첫째, 상위법에서 그 해법을 찾아야 한다. 둘째, 통
상관례나 민주적 원칙에 따라 처리하면 된다. 셋째, 서울시에는 보육관련 조
례가 제정되어 있는 구가 10여 군데 이상이 되므로 그 조례를 참조하면 될 것
이다.

김영호 기자 2005-10-13 (0 호)

[email protected]
8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