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한국 출신 유학생 등 무려 37명의 유학생에게 월세를 받고 숙소를 제공해 온 한국 유학대행업체가 호주 정부에 적발돼 물의를 빚고 있다.
일간 디 오스트레일리안 17일 보도에 따르면 브리즈번시는 최근 시 남부 서니뱅크힐스의 2층짜리 건물을 급습, 27명의 학생들이 함께 지내고 있는 모습을 적발했다.
시 당국은 특히 3명의 여학생이 한 침대에서 잠을 자고 있는 모습도 발견했다고 밝히고 또 다른 10명의 유학생을 위한 침대들이 마련돼 있었다고 전했다.
문제의 빌딩은 한 한국 유학대행업체가 월 6000호주달러(600만원상당)에 임대해 사무실과 함께 유학생 숙소로 사용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 한국인 유학생은 주당 130호주달러(13만원상당)에서 160호주달러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의 건물 임대관리를 맡고 있는 업체는 "올해초에도 이 건물에서 임대계약을 위반한 사례가 있었다"면서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 놀랍기만 하다"고 말했다.
시 당국은 하지만 지나치게 많은 유학생들을 수용하고 있는 임대건물 사용주를 법적으로 처벌할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특히 많은 유학생들이 생활하는 과정에서 주변에 불편을 야기한다는 신고를 받으면 현장에 가서 건물주나 사용주에게 찾아가 자제를 권고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집권 노동당 소속 브리즈번시 시의원 밀튼 딕은 "사람들이 어려운 형편에 있는 유학생들을 상대로 더이상 착취를 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주정부와 시 당국의 지속적인 단속과 관련 처벌규정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호주 유학생 문제를 다루고 있는 녹색당 소속 새러 핸슨-영 의원은 "유학생들 중 일부는 비싼 유학비 및 생활비 탓에 대학도서관이나 복도에서 숙박문제를 해결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 정부가 유학생들을 어떻게 보호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확한 규정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멜버른시는 최근 한 건물에 모두 38명의 유학생을 수용해 월세를 받아 챙긴 건물주를 적발한 바 있다.
이런 사례들이 이어지면서 결국 호주 유학생들의 분노를 자아내 이들이 호주 정부와 대학을 향해 더 많은 기숙사를 짓도록 요구하게 된다고 디오스트레일리안은 전했다.
(시드니=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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