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2006년 6월 14일 보슬비가 내리는 저녁에 처음으로 우리 우만 모임(단도박모임)에 온 저는 이 세상에 저와 같은 아픔을 겪은 이들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이 녹아내려 울음을 터트렸었습니다.
1년전 제가 처음 이곳에 왔을 당시 우리 가정은 주택부금 담보대출을 시작으로 제2금융권 3곳에서 대출 받을만큼 받고, 신용카드 3장 현금서비스 만땅에 카드깡까지 받고 대부업에서 대출받은것까지 돈이라는 것은 구경하려고 해도 구경할 수 조차 없을 만큼 최악의 상황이었습니다. 정말 돈이 없어 이제는 돼지저금통이라도 뜯어야 겠다고 마음을 먹고 뜯은날 비로서 500원짜리가 사라지고 100원짜리와 10원짜리 동전만 남은것을 확인하고서야 그가 돼지저금통마저도 도박에 쓴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가 도박에 미쳤을 때는 그랬습니다.
나몰래 집안의 캠코더,DVD가 팔려나가고 자동차도 팔려나가고 심지어 돼지저금통까지 뜯어 도박하던 도박중도자......정말 맨정신으로는 도저히 살아갈 수 없는 시간들이었습니다.
설상가상 그의 회사마저 비리사건으로 하루가 멀다하고 뉴스에 톱기사로 이슈화되면서 급여마저 3개월째 나오질 않은 상태였습니다.
또한 저마저 그가 도박하는 줄도 모르고 다니던 회사마저 그만둔 상태여서 정말이지 [이보다 더할 수는 없다]라는 지경까지 왔습니다.
그에게 온가족들이 눈물로 애원도 하고, 협박도하고, 달래도 보았지만 이미 도박병에 빠진 그에겐 그 어떤 것도 통하지 않았습니다.
그 때의 정신적 충격으로 내 오른팔이 돌아가고 3일간 귀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아무것도 듣고 싶지도 보고싶지도 않은 내 마음을 몸이 반응했나봅니다.
젊은 내 나이가 저주스러웠고, 임종을 눈앞에 둔 노인들이 부럽기까지 했습니다.
수없이 죽음도 생각했었지만 다섯살 내 어린 딸과 어떻게든 살아야했습니다.
이 미쳐버린 삶에서 빠져나오는 것은 단하나 이혼밖에 없다는 생각에 법원에가서 이혼서류까지 받아왔습니다.
그러나 8년연애를 하면서 정말 사랑했던 그를 떠나려니 ....수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기서 그를 내버려두면 종단에는 정말 노숙자로 전락하고 말것같았습니다.
이것이 잘한일인지 잘못된 일인지 저 자신조차 몰라 마지막으로 목사님을 찾아갔을 때 울어서 퉁퉁 부은 저를 바라보면서 하신말씀이 지금 생각하니 명답이셨던것 같습니다.
"가장 큰 피해자는 어쩌면 네 남편이구나. 그는 그일로 주위의 모든이들에게 죄인이 되고 특히 그 자신에게까지 인정받지 못하는 삶이 되어버렸구나....아직 끝까지 온게 아니다. 네 삶에는 아직 치료가 없었잖아! 그와 함께 단도박 모임에 가서 치료를 받는게 어떻겠니?"
이것이 모임과 인연을 맺게 된 계기입니다.
더이상 대출도 안되고 바닥까지 가서야 그가 도박을 멈췄습니다.
2006년 8월 11일 아침 10시쯤 아파서 누워있는데 초인종이 울렸습니다. 문을 여니 법원에서 3명의 남자가 이불도 개켜지 않은 집안을 서성이며 분주하게 세간 살림에 빨간 딱지를 붙였습니다. 그리고 저와 그에겐 7군데의 금융기관에서 하루에도 수십번씩 빚독촉을 해대고 집에까지 찾아왔습니다. 전화벨만 울려도 심장이 두근거리고 집에 누군가 오는날이면 더욱더 커피도 맘 편히 마시지 못했습니다. 언제 누가 들이닥칠지 모르기때문입니다.
그와 고통을 함께하면서 어느덧 시간이 흘러 1년잔치를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지금 하루 하루 너무도 감사합니다.
감사할 일에는 누구나 감사 할 줄 알지만 이 지독한 고통을 경험한 뒤에 감사하지 않은 모든일에 감사해하는 것을 배웠습니다.
오늘아침에 해가 뜬것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여러분을 만나게 된것에 감사드립니다. 이 세상의 모든 것들에 감사드립니다.
더불어 잊지 말아야 할것은 방심하거나 자만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도박이 멈춘 상태이지....절대로 완치가 아님을 다시한번 잊지않도록 모든 선생님들께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위의 글은 1년동안의 단도박 후 그 소감을 발표한 글입니다.
저는 매주 수요일 아직도 단도박모임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바다이야기는 벌써 사람들에게 잊혀 졌지만 제게는 평생을 짊어지고 살아야할 십자가 입니다.
아직도 도박을 끊어보겠다고.....
또 도박하는 가족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가족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습니다.
새로운 사람들을 볼때면 그 고통이 어떠한지 저는 알기에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픕니다.
제가 이글을 쓴 이유는 바로 치료과정에서 정부의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도박환자에게는 돈이 병입니다.
돈줄을 끊어야만 증상이 멈추어지고 치료가 시작됩니다.
그럴려면 도박환자이름으로 각종 대출, 신용카드등...모두 정지시켜야 하는데....금융감독위원회며 검찰청이며 각종 카드사에 물어보아도 그건 불가능하답니다.
금치산자를 만들어야 가능하다고 합니다.
사회생활을 해야 하는데 금치산자라고하면......휴~~~~
얼마전 단도박모임이 비영리 단체로 가입이 되었습니다.
제발....
단도박모임에서 참석하는 가족들의 소망을 들어주세요.
이 모임에 속한 가족들의 요청대로.....
대출.신용카드 좀 막을 방법은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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