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양산에..아파트를 짓는다고..나무를 마구 베어내고 있는데...
더군다나..부산과학고등학교와 국제고등학교와 불과 50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어떻게 그런곳에 25층짜리 아파트 건설 허가가 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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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옆 산속 나무가 인간의 난개발로 벌목 되어지는 광경을 옆에서
지켜본 부산국제중학교 2학년 학생의 글입니다.
당감동의 백양산의 숲을 보존하여 아이들에게 푸근함을 제공할수는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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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들을 위해서...
내가 편지를 쓴다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웃을 것 같다.
하지만...
이대로는 정말 답답해서 못 견딜 것 같다.
솔직히 말해서는 산을 위해서라고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이미 우리는 창 밖을 보면 벌거숭이가 다 된 산을 볼 수 있다.
물론 그 산이 우리가 원해서 만들어진 것이 아닌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정말 그렇게 해서라도 아파트를 지어야 하는 것일까?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는 소위 데모라는 것을 하지 못한다.
물론 그것이 도박과도 같은 일임을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시도도 해 보지 못하고 그냥 가만히 앉아서 나무들이 하나하나 넘어지는 꼴을 마치 풀 한 포기 꺽어내리듯 쳐다보고 있는 것 뿐이다.
나무들이 베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지난 주 토요일이었다.
물론...
그 전날인 금요일에도 나무들이 베이는 소리가 조금씩은 들렸지만 그것이 나무를 베는 소리라는 것은 모르고 있었다.
"야! 나무 베고 있다!"
KBS에서 촬영을 온다는 말을 듣고 책상 정리를 하기 위해서 책상 위에 있던 책을 다 쓸어서 자습실에 가져다 놓던 나는 문현지의 외침에 다급히 창 밖을 보았다.
하지만 소리만 들릴 뿐 그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것이 너무 안타까워서...
얼른 우리 반 앞 복도로 뛰어갔다.
아니길 바랬지만 우리 앞에 보이는 광경은 하나하나 넘어지고 있는 나무들의 모습이었다.
어떻게 자란 나무들인데...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우리보다 나이를 더 많이 먹어서 나무 오빠, 언니들인데...
아니, 할아버지 할머니일 수도 있는데..
괜히 아파트를 짓겠다는 사람들이 미워졌다.
나 말고도 많은 아이들이 창문 밖을 내다보며 나무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곧 하계우 선생님의 교실로 들어가라는 말에 겨우 창틀에서 떨어져서 교실로 들어갔다.
그 때도 나무들의 모습이 아른거렸다.
오늘...
이제는 아예 넘어진 나무의 모습이 눈에 띄게 보이는 것에 마음이 많이 아팠다.
하지만...
우리는 아무 일도 못 하고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거다...
그렇게 그냥 보고 있는 거다...
눈물이 나왔다.
우리 학교 옆에 아파트가 생겨서 우리들의 맑은 공기를 앗아가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여름이면 졸졸 흐르던 물에 발 담그고 즐거워했던 추억들이...
초록색 싱그런 숲 속에서 놀다 행여 지나가는 청설모나 다람쥐를 보면 그네들을 쫓아가느라 정신이 없었던 우리들의 추억들이...
그렇게 하나하나 베어나가고 있었다.
이제는 즐거운 계곡으로의 야외수업은 없는 것이다.
도대체 무엇이 더 중요하고 무엇이 덜 중요다고 말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그것이 더욱 나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는 것임을...
나는 잘 알고 있었다.
그 어른들이 자신들이 잘못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으면 한다.
그랬으면 좋겠다.
그러면 푸른 숲이 다시 돌아올 것 같다.
돌아올 것 같다.
기도하고 싶다.
그 푸르던 숲이 돌아올 것이라고...
하지만...
숲은 돌아오지 않는다...
베여진 나무는 생명의 불꽃이 꺼진지 오래다...
정말...
이렇게밖에 할 수 없는 것일까...
사회 선생님게서 수업시간에 말씀하셨다.
산도...
많이 더우니까...
머리를 깍아야 할 때가 있다고...
하지만 나는 그 말을 믿고 싶지 않다.
산의 머리카락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테니까...
그러니까...
그 머리카락은 이제 돌아오지 않을테니까...
맘껏 울어두고 싶었다.
젠장할이라는 욕정도는 해 두고 싶었다.
늘 욕을 줄이겠다고 말하지만서도 지키지 못한 나지만...
이제는 안 하겠다고 하고 왔지만...
그래도...
이 정도 욕은 하고 싶었다.
어려서부터...
아버지께서는 나무만이 우리를 지켜줄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를 지켜줄 나무를 없애가고 있었다.
뭐지...
뭐야...
우리가 뭘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나무가...
다시...
돌아오면 좋겠다....
푸른 산이...
다시 돌아오면 좋겠다...
일주일 째 보이지 않는...
청설모가 돌아오면 좋겠다...
잠을 자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다시 돌아오면 좋겠다...
벌거숭이 산이...
옷이 생겼으면 좋겠다...
나는 그렇게 하지 못하는데...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 것 같아서...
미안하다..
너무 미안하다...
하지만...
이럴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나무들에게 더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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