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빈집에 주소만 이전" 편법 많아져
내달부터 '1년거주'해야 양도세 면제한다니까…
“집 주인들이 전세 줬던 집을 아예 비워둡니다. 양도세 내는 것보다는 은행 대출 이자 무는 게 훨씬 싸게 들어요.” (서울 개포동의 부동산 중개업자)
최근 강남(江南)일대 재건축 아파트 소유자들 사이에 늘어난 양도소득세 부과를 회피하기 위한 각종 편법 행위가 확산되고 있다. 양도세를 면제받을 수 있는 의무거주기간을 맞추기 위해 세입자를 내보낸 뒤 주소만 옮긴 채 집을 비워두거나, 비슷한 금액대의 아파트 소유자끼리 서로 명의만 맞바꾸는 속칭 ‘스와핑(swaping·교환)’ 현상까지 성행하고 있다.
◆ 주소만 옮기고 거주하지 않는 ‘빈집’ 늘어 =서울 개포동의 ‘G공인중개사’ 김모(49) 사장은 이달 초 전세 만기를 앞둔 15평형 주공아파트 소유주인 박모(45)씨에게 세입자를 구해주기 위해 연락했다가 깜짝 놀랐다. 박씨가 “은행 융자를 받아 전세금을 돌려주고, 집은 그냥 비워놓겠다”고 말한 것. 분당에서 전세를 살면서 이 집을 소유하고 있는 박씨는 ‘3년 이상 보유, 1가구 1주택자’. 다음 달부터 서울, 과천, 분당 등 신도시의 양도세 면제 요건에 ‘1년 의무 거주’(내년부터는 2년 거주)가 추가되자, 개포동 아파트에 주소만 옮겨두기로 한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전세를 놓으면 주소 이전이 어렵기 때문에 당장의 손해를 무릅 쓰더라도 집을 비워두는 쪽을 택했다.
최근 서울 개포동·고덕동 등 10평대 소형 평형이 많은 재건축 단지에선 이처럼 ‘주소만 옮기고 거주하지 않는’ 기현상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이런 아파트는 평형이 작아 전세금 상환 부담이 적기 때문에 집 주인들이 ‘모험’에 나설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개포동 주공 15평형의 경우 전세금이 9000만원 정도여서, 집 주인이 은행 대출을 받아 이를 돌려주고 집을 비워놔도 1년에 약 600만원(연 6.5% 기준, 관리비 제외)만 부담하면 된다. 집값이 재건축 기대감으로 1년에 1억원 이상 뛰었기 때문에, 집주인들은 이자부담을 하더라도 오히려 이익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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