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김천 코오롱유화 불 4시간뒤 방제작업
경북 김천 코오롱유화 공장 화재진압 과정에서 발암물질인 페놀이 낙동강으로 유입되면서 낙동강 수계 취수장 가동이 한때 중단되는 사태가 빚어졌다. 특히 김천시 등이 페놀유출 4시간여가 지난 뒤에야 방제 작업에 나서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경북 구미지역 주민 7만여명은 최대 9시간 동안 수돗물 공급이 중단돼 큰 불편을 겪었다.
대구시는 낙동강 페놀유입 사고 직후 ‘2호 비상령’을 내리고 비상근무체제에 들어갔다. 페놀은 피부암 등을 일으키는 발암물질로 이에 노출될 경우 구토, 설사, 두통 등의 증세를 보인다.
◇취수 중단사태=2일 경북도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오전 7시40분쯤 김천시내 대광천과 감천 합류지점에서 페놀 4.52PPM이 검출되면서 구미 해평취수장 취수가 중단됐다. 페놀이 낙동강을 따라 남하하면서 구미광역취수장의 취수도 이날 오전 10시40분부터 중단됐다가 오후 3시35분쯤 재개됐다.
대구시는 낙동강 상류 5곳의 수질을 매 시간 단위로 측정하면서 페놀의 확산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
◇주민들 물 부족으로 고통=이날 낮 12시쯤부터 구미 형곡·상모·사곡·진평동 등을 중심으로 수돗물 공급이 이뤄지지 않았다. 일부 고지대 주민들은 물이 모자라면서 생수나 음료수를 사서 마셔야 했고, 식당·목욕탕 등은 영업을 못했다.
구미시측은 오후 4시쯤부터 병수돗물 3만개(350㎖)를 주민·식당 등에 나눠주는 등 응급조치에 나섰으나, 주민들은 수돗물이 정상 공급된 이날 오후 10시까지 불편을 겪었다.
◇‘늑장대처’가 피해 키웠다=경찰은 1일 오전 3시10분쯤 불이 난 김천 코오롱유화 공장에 쌓여있던 페놀수지와 페놀 찌꺼기 등이 불에 탄 뒤 화재진압 과정에서 소방수와 섞여 인근 하천을 따라 낙동강에 흘러들면서 취수 중단에까지 이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경향신문 취재결과 페놀과 같은 위험물질 유출에 대비한 방제 매뉴얼이 있었지만, 김천시 등이 뒤늦게 대처해 피해를 키운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김천시 등이 방제둑 설치를 시작한 것은 화재가 발생한 지 4시간20분이 지난 1일 오전 7시30분부터였다. 불이 나자마자 방제에 나섰다면 페놀유출로 인한 취수중단 사태는 막을 수 있었던 것이다.
한편 이번 불로 김모씨(35) 등 2명이 숨지고 박모씨(39) 등 14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코오롱유화는 페놀과 포르말린 등 합성수지 원료를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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