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신번호표시 유료로 4000억 등쳤다"
전화를 거는 상대방의 전화번호를 알려주는 발신번호표시(CID)는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휴대전화에서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기술이기 때문에 요금을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이동전화 3개사와 정보통신부는 지난 2001년 CID 서비스를 상용화하기 전부터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으면서 마치 새로운 부가서비스 기술인 것처럼 광고를 한 것은 소비자를 기만한 행동이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전면 무료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12일 YMCA CID 무료화 소비자행동은 CID 무료화 촉구를 위한 긴급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주장하고, CID 무효화를 촉구하기 위해 13일부터 시민행동에 돌입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YMCA는 13일부터 서울 종로 YMCA앞에서 정기집회를 개최하는 한편 메신저 사용자를 대상으로 '메신저 데이'라는 온라인행동을 개시한다.
CID 요금부과는 부당.."신기술 아니다"
이날 YMCA의 주장에 따르면, CID 기능은 CDMA 휴대폰에 기본으로 제공되는 기능이기 때문에 이통사들이 이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별도로 자금을 투자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YMCA 신종원 실장은 "이통사들은 CID 서비스를 위해 각 사별로 400~500억원을 투자했다고 하는데, 실상 이 내용을 알고보면, CID기술개발에 들어간 돈이 아니라, 가입자와 비가입자를 구별하기 위한 과금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는데 쓰여진 것"이라며 "애초부터 무료 제공했으면 이 비용은 들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게다가 정통부는 CDMA 기술에 CID가 기본적으로 제공된다는 사실을 알고도 이통사들이 CID를 상용화하게끔 방치하는 것은 국민들에게 진실을 은폐한 행위일뿐 아니라 이를 암묵적으로 동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YMCA의 함동균씨는 "미국통신산업협회(TIA)가 작성한 'CDMA 신호표준기술'에 따르면, 발신자 전화기에서 통화연결음(링백톤)이 울리고, 수신자 전화기에서 벨소리가 울릴때 AWI(호 기본정보:Alert With Informaition) 정보가 동시에 발신자와 수신자 단말기에 전송되는데, 여기에 시간뿐만 아니라 CID정보가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것은 전혀 새로운 기술이 아니며, CID가 상용화되기전까지 정통부는 이 서비스가 표출되지 않도록 막아뒀다가, 전기통신법 등 관련 법을 정비한 후에 2001년부터 시범서비스를 거쳐 그해 5월부터 상용서비스에 돌입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이통 2사 2년간 부당이득 챙겨..
CID서비스는 지난 2001년 5월부터 지금까지 서비스 개시 2년만에 17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국내 휴대전화 이용자수가 3300만명에 이르는 사실을 감안하면, 휴대인구의 절반이 CID를 이용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비스 초기에는 유선사업자는 월 2000~2800원, 무선사업자는 월 3000~3500원의 요금을 책정하다가, 소비자단체들의 바가지 요금주장에 밀려서 한국통신은 월 2500원(기업 2800원), 하나로통신은 월 1000원 그리고 이통사들은 월 2000원의 요금을 징수하고 있다.
이에 사업자들은 서비스 첫해부터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
2001년 첫해에 516억원, 그 이듬해에는 1750억원, 그리고 올해는 약 3000억원의 매출을 거둘 전망이다.
따라서 서비스 개시 2년동안 관련사업자들이 거둬들인 수익은 4000억원에 이른다.
이에 비해 이통사들은 CID서비스를 위해 투자한 비용은 SK텔레콤이 약 502억원, KTF와 LG텔레콤 등도 400~500억원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투자비용 역시 신기술 개발에 들어간 것이 아니라 과금DB 구축에 소요된 비용일 뿐만 아니라, 설령 기술개발 비용이라 하더라도 2년간 거둬들인 수익을 감안하면 투자회수는 충분히 이뤘다는게 YMCA측 주장이다.
또 서비스 초기 홍보와 마케팅 비용도 포함됐다는 것이다.
당시 정통부 "알고도 모른척"
2000년 CID서비스를 개시하겠다고 기안한 곳은 정통부다.
이에 정통부는 관련법을 정비하고 사업자의 논의를 이끌어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통부는 사업자들이 이 서비스를 유료화하는 것에 대해 묵과하고 있었다.
게다가 당시 하나로통신이 CID서비스 준비에 16억원 밖에 들지않았다고 밝히며 무료제공의 뜻을 내비쳤으나, 정통부는 시장질서를 흐트린다는 이유로 이를 묵살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YMCA측은 "정통부는 당시에도 CDMA방식에서 CID가 수신자 단말기에 기본값으로 제공되는 정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 않고, 사업자들이 이 서비스로 막대한 이득을 챙기도록 방치해뒀는데, 그 이유가 궁금하다"고 했다.
전세계 국가 대부분이 무료로 CID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이를 유료화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는 것이다.
따라서 YMCA 관계자는 "진대제 장관이 부임초기 CID 무효화 추진하겠다고 했는데, 현재 이 마저도 지지부진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통부는 하루빨리 이에 대한 후속조치를 내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3일부터 시민행동 돌입
YMCA는 CID 요금이 부당하게 부과되는 만큼 전면 무효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시민들을 결집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실제로 CID요금이 무료화됐을 경우, 가입자당 2000원의 요금인하 효과를 거두게 되기 때문이다.
또, CID 요금인하는 부당하므로 이 운동을 전개하는 것일뿐 향후 휴대전화 요금인하 운동과 연계할 방침은 아니라고 했다.
이에 따라, YMCA은 네티즌 대상 서명운동을 온라인에서 전개하는 것과 동시에 오프라인에서도 13일부터 매주 수요일 정기집회를 열어 시민참여를 유도해나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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