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어제 들어온 제보 > 허탈한 마음에 희망이 보입니다.

서울대 법대 학생회에 네티즌의 한 사람이자 피해자로써 감사의 글을 올립니다.
자식 2명이 대학생인 아버지입니다.

학업에 여념이 없을텐데 젊은 학생들이 건전한 생각으로 이 사회를 걱정하는 글에 감명을 받았습니다.

글을 읽어보니
김경란씨의 경우와 내가 당한 변호인이 변론을 포기하는 사태까지 유사한 점이 너무나 많습니다.

내가 당한 것은,
청주시와 충청북도에서 고위직을 지낸 사람에게 고소를 당했습니다. 고소인이 자신이 자행한 불법을 합법화 하기 위한 고소였습니다.
경찰과 검찰, 재판부에서 죄인을 만드는 방법은 이렇습니다.

1. 중요한 진술과 죄인을 만드는데 걸림돌이 될만한 진술은 진술조서에 넣어주지 않는다.
2. 조사를 받겠다고 찾아가도 조사를 받지 않는다.
3. 근거를 받지 않는다.
4. 근거는 받아 묵살한다.
5. 참고인을 일체 조사하지 않는다.
6. 사실 확인을 요구해도 확인하지 않는다.
7. 출석요구통지를 하지 않고 죄가 있어 도망이라도 다니고 출석요구에 불응한 것처럼 출석요구통지부와 수사기일연장허가품신을 허위로 작성한다.
8. 사실과 관계없이 혐의 내용을 조작하여 그럴듯하게 기소의견과 공소사실을 허위로 작성한다.
9. 증인들이 법정에 나오기 꺼리는 점을 이용한다.
10. 근거와 증인들의 진술과는 관계없이 유죄를 선고한다.
11. 항의와 의혹을 제기하고 버티면 무죄를 선고한다.

검찰에서 사건처분 통보서를 보면,

혐의내용: 무고 등,
처분결과:혐의없음,
공소부제기이유: 해당없음으로 처분해 놓고 기소가 되었다고 2년이 넘도록 죄인의 신분으로 재판을 받았습니다.

재판에 회부되고 경찰서 청문담당관실을 찾아가 억울함을 말하고 담당경찰관과 면담을 요청하였습니다.
면담일 홈비디오 카메라를 갖고가 사전 허락을 얻어 설치하고 청문담당관 입회하에 담당경찰관과 면담하면서, 죄인으로 만든 기소의견을 분석, 작성해 간 질문 내용에 대해서 근거 제시를 요구하자 근거는 어느것 하나 없었습니다. 담당형사는 할 수 없었던지 담당형사 의견은 "불기소의견" 이었음을 실토하였습니다.
청문 담당관 입회하에 담당 경찰관으로부터 나온 말입니다. 누군가가 압력을 행사한 것까지는 확인이 되었습니다.

위와 같이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일말의 양심도 없이 죄인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경찰에서 확인한 사실을 재판부에 알려줘도 재판부까지 가세해 피고인이라고 하는 심리적으로 어려운 상황을 악용해서 죄인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1심 선고일 재판장이 피고를 불러 놓고 "내가 벌금을 대폭 감경해 줄테니 이것으로 사건을 종결짓자" 고 제의, 피고인 내가 "근거만 제시해 주고 어떠한 처벌이라도 하십시오" 라고 하자 "근거는 없다" 며 검찰의 구형대로 벌금을 선고하여 죄인을 만들었고, 항소해서 무죄를 받았습니다.

최근 청주지검에서 발생한 사건을 보면서,
검찰의 발표와 김도훈 전 검사 측의 발표가 전혀 다릅니다.
그런데도 현직에서 검사도 이렇게 당하는데 일반 서민들이야 대책이 있겠습니까?

이 나라는 서민들이 살 수 없도록 총체적으로 부패해 있습니다.
부추연에 올라온 글을 보더라도 위기인 것 같습니다.
권력을 정당하게만 사용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렇지 못한 현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권력자들은 권력만 잡으면 전혀 서민들의 삶은 돌보지도 않습니다.
이 아픈 마음을 달랠 수 있는 길은 아픈 사람들끼리 서로를 보듬는 길밖에는 없고, 서로를 위로하는 길 밖에는 없습니다.
권력을 잡은 사람들이 그릇된 권력을 누리려고, 개혁을 해주지 않으니 서민들이 뭉쳐 개혁을 요구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 역할을 앞으로 법조인이 될 여러분들이 해 주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딸 아이가 대학에서 서명을 받겠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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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 법대학생회에서 여러분께 고합니다!! >>
- 사법비리 피해자 김경란씨의 호소문에 응하여...

슬슬 올 겨울의 추위가 걱정이 되는 시기입니다. 기름 값도 오르고 경기도 안좋아서 이번 겨울에는 여느 때보다 힘들 것 같습니다. 대통령이 노벨 평화상을 받는 국가적으로 영광스러운 일이 있음에도 오히려 마음은 더 가난해지고 의문만 품게되는 것이 당연하겠지요. 이런 시기에 국민 여러분께 간절한 마음을 담아 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강한 권력을 가진 사람이 누구냐고 묻는다면 대통령이나 여느 장관을 떠올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현실에서 우리 민중들이 접하는 가장 큰 권력은 바로 '검찰'입니다. 다행히 그런 권력과 아무런 연관 없이 살아갈 수 있다면 좋은 일이겠지만, 사람의 일이란 항상 문제 투성이이기 마련이고 그 일을 관리하도록 힘을 부여받은 기관이 바로 검찰입니다.

우리나라의 검찰은 그 자체로 엘리트 집단이기도 하지만 비정상적으로 큰 권한을 부여받아 더욱 독단과 독선에 빠져있습니다. 그러한 검찰이 휘두르는 권력은 돈 없고 빽 없는 서민들에게는 마치 신의 힘과도 같은 것이 현실입니다. 검찰에게는 마음대로 기소하고 또는 하지 않을 수 있는 권한이 있기 때문입니다. 틀린 것을 옳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 검찰이고, 아무런 죄 없는 사람을 순식간에 죄인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 검찰입니다.

우리나라 역사에서 검찰이 서민의 편에 서서 권력자를 심판하고 부패한 관리를 벌하고 못된 재력가를 괴롭힌 적은 아마도 손에 꼽을 정도일 것입니다. '권력의 시녀'라는 별명은 괜히 생긴 것이 아니니까요. 하지만 거기까지는 큰마음 먹고 이해한다고 하더라도, 그 힘을 돌려 국민을 짓밟는 행위를 하는 데에 이르러서는 끝없는 분노와 답답함을 감출 수 없습니다.
이 성명서는 그러한 현실을 타파하고 올바른 사법현실을 구축하기 위한 것입니다.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솔직한 고백을 해야할 것 같습니다. 그 검찰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은 지금 이 성명을 발표하는 저희들의 선배들입니다. 곧 우리의 미래인 것입니다. 아마도 선배들을 비판하고 있는 우리 자신도 시간이 흐르면 똑같은 모습으로 변해 있을 것임에 분명합니다. 이제까지 선배들의 모습이 그러해 왔고 현재 우리가 느끼는 현실이 그러하니까요.

저희들의 순수한 감성과 정의를 향한 동경은 '모두'의 힘을 빼앗고 그저 나약한 '개인'으로 서 있기를 요구하는 서열과 명령의 검찰 사회에서 금방 무너지고 말 것입니다.

그 전에 저희의 미래를 담보받고자 합니다. 옳은 것을 옳다고 말하고 틀린 것을 틀리다고 말할 수 있는 판사가 되고 검사가 될 수 있는 현실을 만들고 싶습니다.

지금 이 순간 명확한 정의의 힘을 빼앗기고 싶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국민 여러분께 고합니다. 함께 검찰을 비판해 주십시오. 무엇이 옳은 일인가를 소리쳐 주십시오!!

우리나라에는 수많은 사법비리 피해자들이 있지만, 당연히 힘없는 서민이었기 때문에 그들의 억울함은 그저 그 자신들의 마음속을 짓이기는 데 그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가끔 언론을 통해 법조계의 비리가 폭로되어도 그것으로 끝이었습니다.그들을 처벌할 힘은 그들 자신이 가지고 있으니까요.

그러나, 조그만 움직임을 시작으로 그런 현실을 바꾸어가려 합니다. 얼마전 서울대 법대학생회에서는 사법비리 피해자분들의 사례를 정리하여 '사법비리피해자자료집'을 내고 기자회견을 통해 왜곡된 사법현실을 비판한 바 있습니다. 그 사법비리 피해자분들 중 김경란씨라는 분이 자신의 억울함과 사법현실 개혁의 당위성을 10년이 넘도록 꾸준히 호소해 왔기 때문에 게으르고 못난 저희 학생들을 움직일 수 있었습니다.

모든 사법비리 피해자분들이 그렇겠지만, 김경란씨의 사례는 이제까지 머릿속으로만 짐작하고 있던 검찰의 터무니없는 현실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뇌물을 받은 후 증거를 조작하거나 수십 건의 고소와 고발을 무혐의처리로 무시하고, 친인척을 협박해 투쟁을 포기하도록 종용하는가 하면 변호사에게 압력을 넣어 변론을 포기하도록 만들기도 했습니다. 처음에는 '설마!'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남아 있는 소송자료들을 검토하고 난 후에는 그런 사정을 명확히 깨닫게 되었습니다.

검찰의 비겁하고 도를 벗어난 행위에 분노합니다.

이에 학내에 인쇄물과 벽보를 통해 사정을 알리고 서명운동을 전개하는 한편 토론회를 열기도 했습니다. 서명운동은 '김경란씨가 검사들을 고소한 것이 이유 없는 것이라면 그녀를 무고죄로 기소하고 재판과정에서 모든 것을 명확히 해보자!'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약 400명의 학우가 서명을 하였고 저희는 이것을 검찰에 내용증명 우편으로 보낼 예정입니다. 여기에 국민 여러분의 목소리도 함께 보내고자 합니다.

저희의 조그만 움직임에 동감하시고 국민으로서의 권리를 찾고 싶은 분은 자신의 이름과 주소, 그리고 검찰에게 하는 말을 담아 아래의 주소로 메일을 보내주십시오. 저희는 여러분의 목소리를 모아 저희의 서명과 함께 검찰에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의 힘을 기다리겠습니다.

E-mail: [email protected] (박성은, 서울 법대)

혹시 김경란씨의 사례에 대해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면, 경향신문 등 각 언론사의 홈페이지 독자투고란에서 글쓴이 '김경란'으로 검색해 보시면 많은 글들이 있으니 참고하시고, 아니면 위의 주소로 문의를 하시면 답변해 드리겠습니다. - 여러분의 메일은 10월 23일까지 1주일간 받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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