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간만에 지인과 술자리를 가졌습니다.

장사를 하는 지인과의 만남이라 저녁 늦게 만나게 되었고, 오랜만의 만남이라 시간따위는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동네의 치킨집에서 만났는데, 그 곳은 전에 해장국을 팔던 집이었죠.

한 동네에 살면서도 업종이 바뀐줄도 모르고 있었네요.

주로 다니는 길이 아니어서 몰랐던 겁니다.

그 가게는 약 50평 정도 되는 꽤 큰 규모의 가게로 일요일 늦은 시간이어서인지 손님은 우리 밖에는 없었습니다.

치킨과 생맥주를 시키고, 지인과 이런 저런 얘기를 하던 중, 다른 손님 몇 명이 들어 오더군요.

맞은 편에 자리 잡은 그 사람들도 술과 안주를 시키고......

얼마의 시간이 지나고, 술이 들어가자 자연스럽게 담배 생각에 한 대 피울려고 하자, 지인이 여긴
금연구역이라며 말리더군요.

전 아차! 싶어서 새삼스럽게 바뀐 실내금연법을 떠올렸습니다.

지인도 담배 생각에 가게 앞에서 한 대 피우고 오자며 일어났지만 저는 추운 날씨에 나가기가 싫어서
그냥 참았죠.

또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맞은 편 손님중 한 명이 우리에게 오더니, 정중하게 인사를 하더니 이러는 겁니다.

담배 좀 피워도 되겠느냐고요...

그 사람과 제 눈이 마주치고, 모종의 합의가 이뤄지는데는 2,3초 밖엔 안 걸렸습니다.

우린 함께 피우자며 활짝 웃었고, 역시 한민족은 단결이 잘돼! 하며 흐믓해지는 마음에 용량 초과의
맥주를 마시고 말았습니다.

실화를 핑계로 단편 소설을 써 봤는데, 어떤가요?

혹시 이런 일들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건 아닌지 궁금해지는군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