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成員 놓고 '신경전'
■ 국기원 임시 이사회 진행과정
지난 7일 오전 8시 30분부터 열릴 예정이었던 국기원 임시 이사회는 예전의 긴박감보다 초조해 하는 눈치가 역력했다. 8시 15분쯤 국기원 원장실에는 이미 이종우 이사를 포함한 6명의 이사들이 모여 있었다. 이사 정원 17명의 과반수를 넘어야 이사회 성원이 되기에 "누구누구는 왜 안 오느냐? 어디까지 왔느냐? 엄운규씨 모시러 갔어?"라고 말하며 대부분 초조해 했다.
회의 시간에 임박하자 이사직 사직서를 낸 것으로 알려진 김영환 이사가 참석해 이사들의 환대를 받았다. 그러나 김 이사를 포함하더라도 8명인 탓에 1명의 성원이 부족한 가운데 8시 30분을 넘기기 시작했다. 이에 사무국에서는 중요 사안 의결 후 조찬을 하자는 계획을 변경할 것을 제안하자 이사들이 이를 수락하고 도시락을 풀기 시작했다.
이후 20여분이 지나서야 강원식 이사가 국기원에 도착했다.
강 이사는 자신의 참석이 성원의 분기점에 놓인 것을 감지하고 참석을 보류했다. 이에 사무국측에서는 "엄운규 전 부원장도 주변에서 대기 중이다"며 귀뜸하자, 강 이사는 "그렇다면 엄 전 부원장이 오면 들어갈터이니 연락해달라"고 부탁하고 사무국장실에서 대기했다.
이후 이를 전해들은 이승완 이사가 강 이사에게 이사회장에 들어갈 것을 권유했으나 수포로 돌아갔다. 이에 발끈한 조영기 이사를 비롯해 일부 이사들이 들락날락하며 불편한 심기를 들어냈다.
급기야 9시 15분을 지나 강정도 국장이 직접 엄운규 이사를 찾아 회의실로 들어오자 다들 환영했다.
그러자 이종우 임시 의장이 의장석에 앉아 9명의 성원이 됨을 공표하고 개회를 선언했다. 하지만 강원식 이사에게는 이사회 개회를 알리지 않고 진행됐다.
이윽고 본 안건으로 들어가자 강원식 이사가 '죄송합니다'라고 인사하며 들어와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했지만 이를 거부당했다. 안종웅 이사가 '김운용 원장 재추대와 이사 보선건을 위임"하기로 동의안을 내자, 이승완 이사의 재청과 조영기 이사의 삼청으로 통과됐다.
이후 강 이사가 재차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했으나 또 거부당했다. 이어 강 국장이 "감사가 2월 25일부로 그만 두신데다, 김영환씨도 오셨지만 다 사임했다."고 참고 발언을 했다.
그러던 차에 강원식 이사가 발언건을 얻어 △원장 직인의 공문 △안건 변경 적법성 △이종우 임시 의장 사유 등을 거론하며 최덕빈 법률고문에게 답변을 요구하자, 최 법률고문은 입을 열지 않은 채 일부 이사들을 상대로 다소 감정적 설전을 치렀다.
이후 이 의장이 "뭐가 합법이고 비합법이고 있어"라고 말한 후 의장 직권으로 폐회를 선언했다. 강 이사는 법률고문에게 다가서 답변을 요구했으나 유구무언했다. 이후 강 이사가 나가버리자 최 법률고문은 "성원에 문제가 없고, 합리적으로 일을 처리하자"고만 밝혔다.
▶김영환 이사의 이사 사직 날짜 변경
국기원 임시 이사회가 열린 지난 7일, 이날 이사회는 일정보다 40여분을 지체한 가운데 가까스로 성원(成員)을 넘겨 진행됐다. 이날 이사회에서 강정도 사무국장은 최덕빈 법률고문 바로 앞좌석에 앉아 김영환 이사(연세대 교수)에게 지난 사직서의 날짜 변경을 비밀리 요구했다. 이에 김 교수는 앞서 기재한 날짜에다 우측 상단에서 좌측 하단 방향의 사선을 긋고 당일자인 11월 7일로 다시 기록하고 있다. 지난 6월부터 이상철씨를 비롯한 일부 사회 이사들이 사퇴서를 잇달아 제출하는 상황에서 김영환 이사는 6월 12일 사직서를 제출한 바 있어 파문이 예상된다.
<서보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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