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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청주시의 KT&G 연초제조창 매입 과정에서 6억6천만원의 뇌물을 챙긴 공무원 이모(51)씨의 근무 행태가 구설에 올랐다.
이씨는 부하 여직원을 7년간 성희롱·성추행하고 직원들에게서 1억3천여만원의 돈을 빌렸다가 갚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난해 10월 징계를 받았다.
충북도 인사위원회는 이때 해임 처분했다가 그의 소청을 받아들여 지난 1월 말 강등으로 징계 수위를 낮췄다.
5급에서 6급으로 강등되며 기사회생한 이씨는 지난 2월 1일 자로 모 재단에 파견됐다. 일종의 '귀양' 조처였다.
청주시 부시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이 재단은 청주의 대표 전통시장인 육거리시장부터 옛 도심인 성안길까지의 상점가 육성을 목적으로 중소기업청 지원을 받아 설립된 기구다.
8일 경찰청에 따르면 이씨는 이 재단의 업무가 원활히 이뤄지도록 지원하는 업무를 담당했지만, 공무원답지 않게 출퇴근 시간이 들쭉날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재단 4층의 사무실을 홀로 쓰면서 오전 11시에 출근했다가 오후 4시면 퇴근하기도 했다고 이씨 수사를 지휘한 한 경찰관이 전했다.
이 말대로라면 이씨는 징계를 받고 한직으로 떨려난 뒤에도 정신을 못 차린 '불량 공무원'의 모습을 보인 셈이다.
이씨의 뇌물수수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형사들은 이러한 근무 행태에 혀를 내둘렀다고 한다.
한 경찰관은 "불량하게 근무를 하는 데도 월급이 지급된 것이 의아할 정도"라며 "우리 직원들이 이씨를 보고 '월급 도둑'이라며 분개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씨의 재단 파견 시기는 울산과 경기 성남 지역에서 과도한 업무 압박을 견디지 못한 사회복지 전담 공무원들이 잇따라 목숨을 끊는 일이 터졌을 때였다.
이 경찰관은 "재단이 징계 처분을 받은 공무원의 자리를 보전시켜 주는 기구냐"라고 반문한 뒤 "징계받은 공무원을 통제도 쉽지 않은 기구로 파견 보내고 감독도 제대로 하지 않은 지자체의 도덕적 해이가 심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재단의 한 관계자는 "이씨는 결재 라인이 아니었고 급여도 재단에서 지급된 것이 아니다. 재단 업무와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이씨의 출·퇴근 시간과 관련해서는 "오전 늦게 출근했다가 오후 일찍 퇴근할 때도 있었지만 대부분 출·퇴근 시간을 지켰고 주말에도 출근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청주시의 한 관계자는 "가끔 (이씨의) 근무 실태를 체크해 봤지만 특별한 이상은 눈에 띄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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