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1957년 5월 첫 선을 보인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당시 대회가 진행됐던 명동 시립문화회관은 몰려드는 인파로 발디딜 틈이 없었습니다.
명동 일대도 큰 혼잡을 빚었습니다.
그리고 1972년에는 최초로 공중파 TV에서 대회를 생중계했고 첫 중계방송의 시청률은 무려 50%를 넘었습니다.
⊙임미숙(83년 미스코리아 진): 우리나라에서는 정말 굉장한 미인대회였었고 그리고 그 미인대회가 있는 날은 온 식구들이 다 모여서 볼 정도였었고...
⊙기자: 1970년대 후반 이후 경쟁률은 무려 30:1까지 치솟아 미스코리아대회는 스타를 꿈꾸는 여성들의 선망의 대상이 됐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미스코리아 출전과 입상을 미끼로 한 비리, 부정 의혹이 끊이지 않고 제기됐습니다.
결국 매년 대회를 둘러싸고 불거지는 각종 비리의혹들은 시민들에게 미스코리아대회에 대한 강한 불신감을 심어주기에 이르렀습니다.
그 의혹의 핵심에는 어김없이 미용실 원장이 등장했습니다.
⊙인터뷰: 우선 부모님하고 그리고 저를 여태까지 밀어주신 00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기자: 입상자들의 수상 소감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던 미용실 원장.
그들은 왜 비리의 주역으로 지목됐을까.
⊙김중기(전 한국일보 기자): 초창기에는 미용실이 없으면 미스코리아를 할 수가 없었어요, 예쁜 아가씨를 잘 설득을 해서 이 대회에 나가도록 해 주는 것, 그런 역할은 그분들이 많이 했죠.
⊙기자: 이곳은 다음 달 열릴 미스코리아 선발 대회에 앞서 전국 각 지역을 대표해 뽑힌 58명의 후보들이 사전 교육을 받고 있는 곳입니다.
⊙2004 미스코리아 대회 참가자: 새로운 목표를 통해서 저를 좀더 키워나가고 싶어서 나오게 되었습니다.
⊙인터뷰: 더 나은 모습으로 제 앞으로의 삶을 살아가고 싶어서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기자: 이들에게 미스코리아는 꿈이자 동경의 대상입니다.
그러나 그 속사정은 겉보기와는 달랐습니다.
⊙피해자 최 씨 (음성변조): 돈은 돈대로 받고...
다른 참가자를 되게끔 하죠.
몇 년에 걸쳐서 세 번을 나가서 자잘한 거 되게 한 다음에 마지막으로 큰 거 하나를 준다든지 그런 식으로 다...
⊙기자: 최근 5년 동안 입상자들의 출신 미용실을 조사해 봤습니다.
총 입상자 35명 가운데 15명이 같은 미용실 출신이었고 지난해에는 입상자 7명 가운데 5명이 한 미용실에서 나왔습니다.
지역 예선을 거치는 과정에서 미용실과 관련된 뒷거래의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피해자 최 씨 (음성변조): 적게는 오백...
그때는 불과 그것도 몇 년전이니까 지금은 뭐...
⊙기자: 지난 40여 년 동안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는 한국의 미인을 대표한다는 명예와 함께 연예계 진출의 수단, 여성의 상품화라는 오명도 얻었습니다.
결국 지난 2002년부터는 공중파 TV에서 미스코리아대회 중계방송이 폐지됐고 올해부터는 수영복 공개심사도 폐지됐습니다.
61년 미스코리아 선이었던 이옥자 씨, 당시 5월의 여왕, 미의 사절로서 큰 자부심을 가졌었다는 그녀는 43년이 지난 지금 미스코리아의 순수성이 사라진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합니다.
⊙이옥자(61년 미스코리아 선): 모든 분들이 부러워하고 우러러볼 수 있는 그런 미인대회가 됐으면 좋겠거든요.
⊙기자: 어려웠던 시절, 국민들에게 유쾌한 볼거리를 제공했던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갖가지 논란들로 지금의 위치는 흔들리고 있지만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 외로운 파티를 끝내야 할 때입니다.
사건파일 이석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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