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시험기간 총장과 부총장, 교무처장, 기획부처장, 학생처장, 기타 보직 교수와 일부 교직원 등 40여명이 유럽과 아프리카 여행 중이다. 학사일정까지 바꾸어 그들의 휴가 일정에 짜맞춘 일명 ‘봄방학’(spring break)'과 ‘근로자의날 임시 휴무일’! 고무줄식 학사행정!

경북 소재 G대학은 지난 4월 22일부터 26일까지가 중간시험기간이다. 하지만 이 기간에 Spring Field Study(일명, 봄방학)이 시작되어 30일까지 진행되고, 연이어 5월 1일은 근로자의 날로 임시휴무일로 결정되었다. 총 10여일의 긴 휴가기간이다. 봄방학과 근로자의 날 임시휴무일은 당초 확정된 학사력에 없었지만 4월 4일 급히 학사력을 변경하여 짜 맞추었다. 이 기간을 이용해서 총장을 포함하여 학교의 주요 보직자들이 모두 해외 여행을 떠났다. 부총장과 교무처장, 학생처장, 입학처장, 기획부처장, 대학평의원회 의장 일부 교수, 핵심부서인 사무처의 다수 직원은 행정공백을 뒤로한 채 모두 스페인, 이탈리아, 독일 등 유럽과 아프리카 등지를 여행한다.

그런데 이들의 경비는 자비가 아니다. 중간고사 시험기간 중이지만 ‘해외문화체험’프로그램이라는 명목으로 학생의 284명이 참가하고 그들을 인솔한다는 취지이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전체 학생의 약 7%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들을 위해 학교 경비로 그것도 장학금 명목으로, 중간고사 시험 기간에 해외여행을 가는 것이다. 교무처장은 중간고사 시험을 융통성있게 치루고 추가시험을 보는 경우에는 B+이상을 줄 수 없다는 지침을 전 교원들에게 이메일로 알렸다.

G대학은 지난 2012학년도 하반기에 교과부에 의해 경영부실대학으로 평가받은 상태이다. 지난 연말 두 차례에 걸친 추가경정자금예산도 고지되어 있는 상태이다. 그러나 여전히 총장과 보직자들은 교비로 소수의 학생을 대동하여 국제화란 명목으로 번번히 해외문화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사태에 교직원들은 분노하고 있다. 교수협의회와 직원노조에서도 성명서를 준비중이다. 재단 설립자가 지난해 말 서울에 소재한 H아카데미를 인수하여 새로 재단을 설립한 배경에 비추어, 학교당국이 G대학을 회생시킬 의지가 있는지 의문을 갖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