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김기중 기자] 청주교대 체육교육과 대학원생인 B씨는 지난 겨울 방학 수업에서 황당한 일을 겪었다. 3주 동안 수업이 진행될 예정이었던 과목이 갑자기 ‘논문작성’으로 대체됐기 때문이다. 과목을 담당했던 Y교수는 2011년 12월 26일 첫 수업에서 “논문작성으로 수업을 대체한다”며 “질의사항이 생길 경우 찾아오라”는 말만 남기고 자리를 떠났다.

며칠 뒤 논문 진행과정을 협의하고자 B씨가 교수실을 방문하겠다 했지만 Y교수는 “세미나가 있다”며 약속을 잡지 않았다. 결국 B씨는 3주 동안 논문을 써 이메일로 제출했다. B씨는 “논문을 이메일로 제출했지만 이렇다 할 지도 없이 수업이 끝났다”며 “정상적인 수업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결국 교수와 만난 것은 첫 수업 시간 뿐이었고, B씨의 말대로라면 Y교수는 수업도 제대로 하지 않고 강의료만 챙긴 셈이다.

15회 예정된 수업을 논문대체로도 가능한 것일까. 대학원 측은 “절대 그럴 수 없다”고 답했다. 청주교대 대학원 신준호 교학팀장은 “15주 수업을 하기로 출석부를 냈으면 당연히 수업을 진행해야 한다. 수업을 논문 작성으로 대체한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대학원에서는 수업이 진행됐는지를 제대로 확인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수업과 교원 징계 등을 담당하는 교무처 측은 이 사실에 대해 이미 알고 있었지만 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양창모 청주교대 교무처장은 “같은 과 모 교수가 Y교수의 결강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긴 했다. 그래서 Y교수를 불러 ‘그런 사실이 있느냐’고 물었다”며 “본인이 ‘아니’라고 해 거기서 마무리를 지었다”고 말했다. 수업을 받았던 B씨의 이야기는 듣지 않았다. 양 교무처장은 “Y교수가 아니라고 한 데다가 해당 학생이 제보를 한 것이 아니어서 학생은 따로 부르지 않고 사건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Y교수의 이와 같은 수업 결강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데 있다. 이 사실을 제보한 같은 학과의 모 교수는 Y교수에 대해 “지난 2008년에도 일부 수업을 결강했다는 대학원생 J 등의 진술서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 교수가 기자에게 보여준 진술서에 따르면, Y교수는 지난 2008년 7월 28일부터 8월 14일까지 3주 간 일정으로 진행된 전공필수 수업에서 다른 대학 출강으로 수업 가능한 날짜를 잡아 주당 1~2회, 하루 2~3시간 수업을 진행, 15일 중 5일만 수업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당사자인 Y교수는 이와 관련 “수업은 정상적으로 진행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수업을 하다 보면 몇 번 정도는 빠질 수는 있는 것 아니겠느냐”며 “다만 1회만 하고 모두 빠지지는 않았다”고 답했다. 논문대체 등에 대해서는 “수업을 어떻게 진행하는지는 교수의 재량권”이라는 답도 돌아왔다. 이와 관련, 자신의 결강을 제보했던 다른 교수에 대해서는 “B씨는 제보를 했던 그 교수의 논문 지도를 받은 학생이고, 대학에서 징계를 받아 나에 대한 안 좋은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