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조선일보·QS 아시아 대학 평가'에서 서울대가 국내 1위 자리를 5년 만에 카이스트에 내줬다.

아시아 대학 가운데 서울대 순위는 8위(2009년)→6위(2010년)→4위(2012년)로 오른 이후 3년 연속 제자리걸음이다. 반면 카이스트는 7위(2009년)에서 13위(2010년)까지 떨어졌다가 11위(2011년)→7위(2012년)→6위(2013년)로 회복된 뒤 올해는 아시아 2위에까지 성큼 올랐다.

서울대는 학계 평가와 졸업생 평판도 순위에선 여전히 국내 1위다. 그만큼 학계와 기업에서 서울대의 인지도가 높고 영향력이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서울대의 다른 지표들은 제자리걸음이거나 오히려 하락한 것이 많다. 학생들의 교육 여건을 보여주는 '교원당 학생 수'의 국내 순위는 2011년 2위에서 올해 6위로, 아시아 순위는 2011년 16위에서 올해 28위까지 뒷걸음질쳤다. 다른 대학들이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교수를 충원할 때 서울대는 뒤처지고 있다는 뜻이다.

서울대가 특히 취약한 부분은 국제화 영역이다. '외국인 교원 비율'은 지난해 아시아 27위에서 올해 31위로 떨어졌고, '해외로 나간 교환학생' 역시 2011년 62위에서 올해 69위까지 떨어졌다.

서울대는 '교원당 논문 수'에서도 아시아 28위, 국내 4위로, 카이스트(아시아 9위, 국내 2위), 포스텍(아시아 11위, 국내 3위)에 크게 뒤진다.

서울대가 이처럼 아시아 대학 평가에서 3년째 제자리걸음인 이유에 대해서는 서울대의 폐쇄적인 분위기도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엔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토머스 사전트 교수가 2년간 서울대에서 연구 및 강의를 하기로 했다가 예정보다 일찍 1년 만에 미국으로 되돌아갔다. 앞서 2008년에는 고고미술사학과에 임용된 미국인 교수가 학기 중에 돌연 귀국한 경우도 있었다.

QS는 올해 순위가 크게 상승한 카이스트와 성균관대 등의 비결로 "연구의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자기 대학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외부와 활발하게 협력해온 점"을 꼽았다. 이에 비춰볼 때 서울대는 그간 '국내 1등'이라는 자만에 빠져 정체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일부에서는 "최근 서울대 총장 선거에서 보듯 서울대 순혈주의에 빠져 외부인을 배척하는 폐쇄적인 대학 운영이 서울대 위기를 자초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