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서부경찰서는 교수 임용에서 탈락한 10년차 대학강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과 관련 유서를 토대로 수사에 착수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은 숨진 조선대학교 A 강사(45)가 유서에서 폭로한 교수임용 과정의 금품요구 및 수수, 연구논문 대리작성 등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지능수사범죄팀에 사건을 배당, 내사를 벌이고 있다.
또 변사자의 e메일 확인과 유족, 대학 관계자 등을 상대로 조사를 벌여 범죄 혐의가 드러날 경우 엄정한 처벌을 받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A 강사가 '이명박 대통령' 앞으로 남긴 유서에는 "교수 한 마리(자리)가 1억5000만, 3억 원이라는군요, 저는 두 번 제의를 받았다"며 "대략 2년 전 전남 모 사립대학에서 6000만 원, 두 달 전 경기도 모 사립대학에서 1억 원을 요구받았다. 수사를 의뢰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 "광주 모 사립대 B 학과장을 지칭하면서 "교수님과 함께 쓴 논문이 대략 25편, 교수님 제자를 위해 논문 10편을 썼다"며 "같이 쓴 모두 제가 쓴 논문으로 B 교수는 이름만 들어갔으며 세상에 알려 법정투쟁을 부탁한다"고 남겼다.
경찰 관계자는 "시간강사 자살 사건에 사회적인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만큼, 고질적인 부정비리 척결 의지를 갖고 수사를 벌여나갈 것이다"며 "관련자들의 비리나 부정을 알고 있는 사람은 수사에 적극 협조해줄 것을 당부했다.
A 강사가 소속된 조선대는 경찰 수사와는 별도로 설헌영 교무처장, 강인호 연구부처장, 정상화 대학원부원장을 비롯해 법학과, 교수평의회, 비정규교수노조 등이 추천한 인사들로 구성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자체적인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한편, 전날 밤 조선대학교 인문과학대학 현관에 마련된 A 강사의 분향소에는 같은 처지의 비정규 교수들과 일부 제자들의 발길만 간간이 이어지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분향소를 찾은 C 강사는 "분향소에 놓인 영정이 언제 내 사진으로 바뀔지 모르는 상황이지만 어느 누구도 우리를 동료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동료 강사의 죽음을 지켜보면서도 입에 풀칠이라도 하기 위해서 강의를 찾아 다녀야 하는 상황에 자괴감이 밀려온다"고 한탄했다.
A 강사는 지난 25일 밤 11시께 서구 화정동 자신의 아파트에서 연탄을 피워놓고 목숨을 끊었으며, 교수사회 비리를 폭로하는 A4용지 5매 분량의 유서를 남겨 파장이 일고 있다.
기사출처 : 인터넷언론 프리덤꼬뮨(http://www.fc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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