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에 볼 일이 있어 갔다 궁금해서 이왕이면 싸리재고개라도 넘어가자 했지요.
싸리재 고개를 올라 서니 붉은깃발을 단 차와 많은 승용차, 트럭까지 있어서
의아했어요.
산불금지 기간이라 입산금지가 되니 당연히 조용할 줄 알았거든요.
차를 세우고 알아 보니 금대봉 능선 위에 주목나무를 심는다고 야단이더군요.
강원랜드에서 기증해서 심고 23일엔 산림청장도 오실꺼라며 아주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는데 너무나 아연해서 말문이 막혔어요.
잣나무를 심어 놓아서 거기 갈 때 마다 늘 마음이 쓰였는데 이제는 비싼 주목을
심게 되었다고 좋아라 하는 모습이라니...
아시는 분은 아시다시피 그곳은 초본식물의 왕국입니다.
그런 곳에 잣나무나 주목나무를 심는다면 초본식물이 사라지는 것은 시간 문제로
아주 뻔한 일 입니다.
어찌 주목만 귀하다고 할 수 있겠어요?
능선 위에는 주목만 있어야 하는건지 발상이 정말로 의심스러웠어요.
자연 그대로 두어야 한다는 걸 왜 모르는지...이렇게 뭘 모르던 아줌마도
안타깝기 그지 없는데 책상 앞에서 그런 계획만 하는 공무원을 보면 정말로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생태보존지역으로 지정 된 곳이 태백시 관할이고 그 쪽 사면은 정선군 관할이면서
생태보존지역이 아니라 괜찮다고 주장하면서 그렇게 비싼 나무라 좋다고 한다면
어찌 말을 붙여 보아야 할지 대책이 서지 않습니다.
식물이 어찌 그쪽 사면에라고 없겠습니까?
지금 아주 빠른 속도로 사라져가고 있는 식물들도 그곳에 살고 있는걸로 압니다.
궂이 식물명을 말할 수 없는 이유를 미뤄 짐작해 주시기 바랍니다.
고산식물을 관찰 할 수 있는 귀한 장소에 관광버스로 관광객을 풀어놓게 하는것도
이해 할 수 없는 일인데 (생태보존지역에서 가능한 일인지...묻고 싶어요.물론
그 옆길로 간다고 하지만 식물이 어디 보존지역 안에만 사나요?)
앞장 서서 구덩이 파헤치는 일을 하면서 장한 일을 한다고 생각하는 모습을 보니
어찌해야 할지 난감해서 몇 자 적어 봅니다.
이제 환경부나 강원도에 기대를 할 입장이 아닌 것 같습니다.
공무원에 기대를 하기 보다 우리 네티즌들이 의견을 수렴해야 할 것 같습니다.
금대봉의 초본식물 살리기 운동에 여러분의 힘을 모아 주셔요.
거기 사는 초본식물들을 그대로 놓아 두면 정말 안되나요?
주목 몇 그루 심기보다 자연 그대로가 얼마나 더 큰 가치를 지니는지 알아 주시길
거듭 부탁드립니다.
산은 산의 주인들인 식물들이 알아서 살게 놓아 두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란
것을 알아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세월이 지나서 거기 어떤 나무가, 어떤 풀이 자라게 될지 모르지만
그것도 자연 그대로 일 때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린 풀 한 포기도 함부로 하지 못하게 하는데...공무원이나 당국에선
나서서 생태를 망가뜨리는 일을 자행하고 있습니다.
작년 가을 선자령에선 나무만 남기고 초본식물을 모두 베어 버려서 아찔했는데...
씨앗을 남길 시간도 주지 않고 모조리 베어버린 산의 모습은 정말 낯설었어요.
인건비는 또 얼마나 들었을까요?
산에는 나무만 있어야 하고 풀은 있으면 안되는건가요?
이런 발상은 어떻게해서 나오는지 정말 이해를 하려해도 할 수 없습니다.
사랑하는 강원도의 숲이 이러다 황폐해 질까봐 더욱 마음이 아픕니다.
4월 23일은 금대봉이 두번 죽는 날입니다.
오래도록 기억해 두어야 할 날이지요.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 다른 곳에도 퍼서 옮겨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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