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의 방패 오정희 감사원 사무총장
감사원내의 이러한 권력 지형의 변화는 오정희 감사원 사무총장이 철도공사의 러시아 유전개
발 투자의혹 감사원 감사와 관련하여 이례적으로 직접 나서서 해명을 한데서 감지된다.
오정희 사무총장은 '철도공사가 이광재 의원을 이용하려 했다'는 요지의 설명을 통해 "철도공
사 관계자들이 두차례나 이광재 의원을 찾아가 사업을 위한 자금대출 관련 지원을 부탁하였으
며 이 사건의 핵심 인물 중 한사람인 허문석씨도 한차례 동행하였고 이때 이 의원은 철도공사
가 유전 개발을 하느냐고 핀잔을 주었다"는 사실을 밝혔다.
오정희 사무총장 자신의 개인 판단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이광재 의원이 자신은 전혀 관련이 없
으니 철저히 조사해달라는 전화를 하자 지레 겁을 먹고 한 것인지 그것도 아니라면 감사원장 지
시에 의한 조사내용 공개인지 모르겠으나 감사 도중에 이광재 의원의 해명과 동일한 내용을 언
급한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번 유전투자 비리 의혹 사건은 이 의원이 전 '코리아 크루드 오일' 대표였던 전대월씨에게 현
대표인 허문석씨를 소개해주었고 그 후 전대월, 허문석씨가 철도청과 관련 사업을 추진하는 과
정에서 이들이 대출부탁을 하자 이 의원이 핀잔을 주었다는 것은 소가 들어도 코빼기를 잡고 웃
을 만큼 상식적으로 말이 안되는 이야기이다.
이 의원은 그동안 허문석씨를 한번 만나 보았을 뿐이며 전대월씨에게도 허씨의 전화번호만 알
려준게 전부라고 말하지만 그동안 허씨는 3차례나 이 의원이 주도한 '신의정 연구센터'의 에너
지 정책 간담회에 자문역으로 참석한 것만 보아도 이 의원의 해명이 설득력이 낮다는 것이다.
여기에 경제성과 사업주체에 문제가 있음에도 계약이 일사천리로 이루어지고 대출자격 결격사
유 관계없이 은행융자가 성사된 점, 노대통령 러시아 방문전 계약체결 등 숱한 의혹들이 계속
드러나고 있는데도 감사원이 허씨에 대해 형식적인 조사만 하고 그의 출국을 왜 막지 못했는지
감사원의 조치에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볼 때 감사원이 감사원의 기능을 특정 권력실세가 관련된 의혹사건을 덮
고 면죄부를 주기위한 방패 기능으로 전환하지 않았나 하는 우려를 떨칠 수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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